순창보물여행(5) 단오제와 성황대신사적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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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보물여행(5) 단오제와 성황대신사적현판
  • 설동찬 해설사
  • 승인 2016.11.03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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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순창보물여행’

 

▲물통골 단오맞이 행사가 열렸던 두룡정. 물통골이라고도 부르는 이 샘은 단오 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호남의 중앙 ‘순창’ … 단오난장 재현되길 기대
“기우제 지내고 풍년 기원하며 성황제도 지냈다”

 

두룡정이와 단오 난장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 우직하리만큼 바보스럽게 순창을 지키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 설동찬입니다. 이번 주 ‘순창 여인의 길’에서는 단오와 관련된 이야기와 성황제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통골 단오맞이 행사가 있던 곳, 현재 농업기술센터 건너편 농공단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순창 여인의 길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곳에는 큰 샘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물통골’이라고도 하고 물이 흐르는 도랑에 많은 물이 솟아나는 샘이라고 해서 ‘두룡정’이라고 부르는 샘입니다.
제가 60년대 초ㆍ중ㆍ고등학교 다닐 때 단오 날에는 이곳으로부터 이십리(8㎞) 까지 줄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모습이 뚜렷이 기억납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아이스케키(얼음과자) 장사도 했던 아름다운 추억도 있죠. 이렇듯 순창군에서 가장 큰 명절이 음력 5월 5일 ‘단오’였는데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양기가 두 배로 충전되는 날이어서 집에 가만히 앉아있기에는 좀이 쑤셔서 함께 들로 산으로 놀러 나가게 되는 날이지요. 농사 절기로 보면 그때가 호미 씻기를 하는 날이죠. 손모를 심고 논매기도 끝날 무렵, 딱 단오 무렵이 한숨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단오제에 참여하기 위해 새벽부터 찾는 인파가 대단하였으며 여인들이 옷 벗고 물 맞는 모습을 보기 위해 주변 보리밭에 숨어 구경하는 남성들의 모습이 더욱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인근 보리밭 주인들이 보리밭을 지키려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와서 속수무책으로 보리밭이 엉망진창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단오절은 아낙네들에게도 바깥으로 외출할 수 있는 좋은 탈출구였습니다. 아마도 친정어머니와 자유롭게 만나서 시집살이 설움도 토해내고 마음껏 울 수도 있고 어릴 적 동무들과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날이었겠지요. 특히 순창읍내에서 4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상촌 앞 모래사장에서 모래찜을 즐기는 아낙들의 풍경은 여름철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모습처럼 장관을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단오제에 다녀와서 여인들은 다섯 가지를 맞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 맞고’, ‘서방 맞고’, ‘몽둥이 맞고’, ‘비 맞고’, ‘소박 맞는다’는 말이 있었지요.
남자들에게도 단오난장은 신나는 5일간의 축제였습니다. 시장 안마당에서 장장 5일간의  단오난장이 터지면 농사꾼들은 놀고 먹고 마시고, 순대국밥집부터 포목전, 싸전까지 모두 활성화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놀이판과 놀음판이 벌어져서 구경꾼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어 지역 상권을 들었다 놨다 했답니다.
또한 순창은 호남의 중앙이기도 하고 순창장이 규모가 큰 축에 들어 임실, 담양, 옥과, 남원 정읍, 곡성 등에서도 순창 단오 난장을 보려고 몰려들었습니다. 이 대단했던 단오난장이 다시 재현이 되면 좋은 문화상품이 될 텐데요. 황소내기 씨름판도 만들고 여자 팔씨름 대회도 하고 시장 활성화도 해보고 창포로 머리감기도 하고 초등학교 친구들과 전래놀이도 하고요. 순창 여인들을 위한 기 북돋는 행사로 설씨부인 백일장도 하고, 이씨 부인처럼 마을을 만들기 위해 기러기 깎아 날리기도 하고, 대모산성 양씨부인처럼 성 쌓기도 하고, 옥천조씨 부인의 교육관에 대한 현대적 토론도 해보고 하면 정말 순창 여인들의 길과 어울리지 않을까 상상 해봅니다.

 

성황대신사적현판
하늘에 기우제도 지내고 순창읍 옥천동에 있었던 성황사에서 풍년을 기원하면서 성대하게 성황제도 지냈었답니다. 성황대신사적현판은 가로 180센티미터(㎝), 세로 54센티미터의 소나무판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이 안에 품고 있는 내용은 우리나라 성황제와 단오제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고려 충렬왕 때 문신인 설공검을 성황대신으로 대모산성의 전설과 연계한 양씨부인을 성황대부인으로 그 신상을 모시고 매년 단오날 성대한 제사를 모신다는 내용입니다.
순창읍 옥천동에는 성황대신과 성황대부인을 신앙으로 모시고 매년 성황제를 모셨던 성황사 터가 있었답니다. 지금은 흔적도 찾을 수 없고 위치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이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한 주민 어르신의 증언에 따르자면 1930년 말까지도 이곳에서 성황제를 모셨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말 일본의 종교말살정책에 의해 모두 소실되어 그 흔적(터)만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성황사 터를 정리하던 중 금과면 설용선 님이 성황대신 사적현판을 발견하여 개인 사저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단오제를 복원할 수 있는 근거가 성황대신사적현판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 것이지요.
전통 제전을 복원ㆍ계승하면서 지역축제를 전승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고민하고 문화상품으로 만들어서 문화발전에 도움이 될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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