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초 40회 동창회 영원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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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초 40회 동창회 영원한 ‘우정’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6.11.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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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

높고 푸른 하늘아래 초록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 지난 6일 순창읍 중앙회관 앞에 팔순의 동창들이 모였다. 은행나무 가로수에 걸린 동창회 안내 현수막을 보며 환하게 웃음 짓는 동창들. 순창초 40회 동창회(회장 허연, 총무 박찬호)가 작년에도 그랬듯, 그 전, 전 해에도 변함없이 개최했던 동창회를 가졌다.(사진)
영원한 ‘우정’을 약속하며 오늘도 ‘위하여’ 외침에 술 한 잔이 배부르다. 유수와 같은 세월이 흘러 어느덧 졸업 66년이 되었지만 힘든 시절을 함께 한 ‘깨복쟁이’ 동창들은 변함이 없다. 언제 만나도 어렵지 않고 몇 년 만에 보아도 스스럼없이 어제 본 것 같다. 친구란 바로 그런 것.
순창초 40회 동창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해방을 맞고 6학년 때 한국전쟁을 겪었다. 지금은 상상조차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며 가족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댔던 친구였다. 1년에 한 번 가지는 동창회이지만 만사 제쳐놓고 달려오는 이유는 그 시절을 이야기 할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동창회는 중앙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담소를 나누는 일정이었지만 서울, 경기, 인천 등 멀리서 사는 동창들은 하루 전날 내려와 고향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미리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허연 회장과 박찬호 총무, 강갑열, 강종규, 김경윤, 김복순, 김봉애, 김연순, 김영도, 김영애, 박영자, 박재휴, 선영애, 성양금, 신병식, 신현우, 심영도, 양길금, 오기주, 오효순, 이은주, 이현희, 임명수, 장영자, 제동순, 조경훈, 조기갑, 조복남, 한옥남, 한옥동 등 30여명의 동창이 모이니 동창회 자리가 시끌벅적하다. 무슨 일 있나, 하고 슬쩍 보고 가던 주민들은 “아이고, 선배님들 동창회 하시네요”하고 인사한다. 고향에서 동창회를 하면 그래서 좋다. 마주치는 이들이 다 반갑다.
회원들을 두루 챙기며 동창회 살림을 알뜰살뜰 맡아 변함없는 ‘총무’ 역할을 해내고 있는 박찬호(80ㆍ순창읍 남계) 씨는 “작년에 신문에 나와서 친구들이 아주 좋아했다. 올해도 꼭 동창회 사진을 찍어서 신문에 나오면 동창회가 더 뜻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창회 전날 미리 내려와 몇몇 동창들과 만났다는 허연 회장은 “어제 내려와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하고 놀았다. 날이 쌀쌀해졌지만 친구들을 만나니 추위도 모르고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건강이다. 팔순이 되니 누가 뭐래도 건강이 제일이다. 우리 친구들 모두 내년에도 오늘처럼 아픈 사람 없이 건강하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사업을 하는 허 회장은 선영애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부터 회장을 맡아 매년 금일봉을 동창회 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졸업한 지 66년, 그리고 1991년 동창회를 조직해 모이기 시작한 것도 벌써 25년이다. 아들딸 시집장가 보내고 나니 이제 남은 것은 더더욱 애틋한 ‘친구’다. 희끗한 머리와 눈가의 주름에 세월은 실감하지만 언제나 만나면 10대로 돌아가는 순창초 40회 동창들은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서로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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