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00 그리고 양심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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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00 그리고 양심적 칼럼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1.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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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칼럼을 씁니다. 참 우스운 일입니다.
제대로 된 배움도 자랑할 지식도 나아가 싸울 용기도 없는 제가 칼럼을 쓴다니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방도가 없어 쓰고는 있습니다. 굳이 제가 칼럼을 쓰는 이유를 찾는다면 희망 때문입니다. 배고픈 사람과 배부른 사람을, 나약한 자와 건장한 자를, 힘없는 사람과 힘있는 사람을, 가진 자와 없는 자를 잇는 다리 하나 만들면 좋겠다는 희망, 서로 어울러져 서로를 배려하며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매번 제가 쓴 칼럼을 보고 부끄러운 분노를 느낍니다. 옳지 않는 일을 보고도 못 본 척한 비겁함에 대한 분노입니다. 그러나 힘을 나누는 일에 대해 성내지 못하고 이전투구에 앞장서지 못한 부끄럼이 아닙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절망적 상황, 그들의 희망을 밀어내는 상황에 침묵한 것에 대한 분노입니다. 저의 저에 대한 분노는 모두가 갖고 있으나 잠시 잊은 듯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고 있는 양심과 사랑을 끌어내 함께 대안과 희망을 찾으려 하지 않는 비겁함에 대한 분노입니다.

새해가 바뀌고 벌써 11일이 지났습니다. 새해를 맞는 큰 축복은 개인과 사회와 나라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해는 맞이했는데 축복이 없다면 참 불행한 일입니다. 새해에도 관권이 인권위에 군림하고, 부자가 가난한 자를 짓누르고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사태가 계속된다면 희망이 없다고 쉽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찾는 희망은 나라의 근본인 국민이 존중받는 사회, 양심이 살아 꿈틀대는 사회, 평등한 자유가 용솟음치는 사회를 만드는 희망입니다.

지금 저는 어떤 꿈 어떤 소망을 말하려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꿈과 소원을 말하겠지만 저는 양심이 살아있는 세상, 정치가 바뀌는 새해를 소원합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왜 그리도 절박하냐고 물으시면 저는 주저 없이 말하렵니다. “1900건중 3건만 알선수수료를 받았고 그 중 하나는 만원짜리 식사 한끼 대접받았으니 엄중하게 처벌할 사안이 아니다”는 사법 판단과 그 사법 판단을 묵인하고 그에 앞서 그런 판단을 종용한 정치 모리배와 돈 갖은 자와 그 가진 자 밑에서 눈치 보는 자들의 양심을 되찾게 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제 소망이 간절한 만큼 제 희망은 움틉니다. 곪은 것은 반드시 터지고 터진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잠시는 속일 수 있으나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정치는 말이고 말이 신용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정치는 종잡을 수가 없게 된답니다. 사람들은 정치인의 말을 진실이 아닌 꾸며진 것으로 인식합니다. 실상이 이러한대 말과 행동이 주장과 처지가 맞지 않은 모순이 발견되었는데도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넘어가자고 하면 동의하시겠습니까? 이제 저는 그리고 우리는 정색을 하고 꼬치꼬치 물어야 합니다. 진실과 양심의 회복을 위하여.

일반의 인식이 진실을 꿰뚫어 봅니다. 아무리 진실보다는 꾸민 말이 판을 치고 믿음보다는 불신이 앞서가는 세상이라 해도 모두가 편견과 고정관념의 포로가 되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맹종과 굴종은 그를 이어주는 얄팍한 고리가 끊어지면 이을 수가 없습니다. 이성을 찾고 오도된 혼란을 배격하면 우리 모두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승리는 힘없고 가난한 자에게 진실로 따스한 정을 나눠주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민주주의의 5대 기둥 중 하나인 시민단체가 바로서 행정 입법 사법 언론을 감시 견제해야 합니다.

혹 저의 윤기 흐르는 얼굴이 비겁함의 결실이라면 까칠한 얼굴로 더 자랑스럽게 살겠습니다. 아직 채 물들지 않은 나뭇잎처럼 살아가기 보다는 저의 색을 덧칠하겠습니다. 그 색을 정할 때 혼자 결정하지 않겠습니다. 양심과 사랑을 표면에 내비치는 동지들과 연대하며 정하겠습니다. 그들과 공부하고 그들과 결의하여 지금보다 훨씬 양심적인 칼럼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에 대한 부끄러운 분노와 세상 사람에 대한 더 부끄러운 오류와 독선과 편견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연마하겠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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