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비리를 감시하는 ‘촛불’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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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비리를 감시하는 ‘촛불’ 언론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11.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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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민주항쟁 30년 만에 전국에 다시 ‘촛불’이 넘칩니다.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에 모인 100만 인파는 다시 민주사회에 대한 염원을 담아 촛불을 켰습니다. 쇠파이프와 물대포가 사라진 집회의 중심에는 가족과 연인, 7살 어린이부터 70살 어르신까지 앞서고 뒤서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나라를 살려내라’고 외칩니다.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던 30년전 민주항쟁도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2016년 촛불집회도 평범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원동력입니다. 하지만 물러나라는 국민들을 여전히 무시하는 박근혜는 요지부동입니다. 그래서 서울시내 대학생들은 평범한 국민들의 바람은 이루기 위해 15일 밤 촛불집회의 뜻을 이은 동시다발 도심시위를 펼쳤답니다.
촛불로 밝힌 광장은 설설 끓었습니다. 서울 세종로ㆍ시청광장ㆍ광화문광장ㆍ남대문대로ㆍ을지로, 부산ㆍ인천ㆍ대구ㆍ광주ㆍ대전ㆍ울산ㆍ원주ㆍ전주… 뉴욕ㆍ워싱턴ㆍ로스앤젤레스ㆍ런던ㆍ맨체스터ㆍ베를린ㆍ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남녀노소, 지역, 이념, 정파가 따로 없었습니다. 저마다의 시각, 제각각의 절실함을 담아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박근혜 퇴진하라”
광장에 모인 시민은 비로소 권력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끓어오르는 감정을 자유롭게, 질서 있게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웅비와 포호, 익살과 풍자, 배려와 연대가 넘쳤습니다. 시선이 마주치면 미소로 답하고 손 팻말을 흔들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촛불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이 절망과 분노를 이겨내고 희망을 나누자고 다짐했습니다.
최루탄ㆍ화염병ㆍ장갑차ㆍ물대포ㆍ돌멩이ㆍ쇠파이프는 사라졌고. 비폭력ㆍ평화집회ㆍ자율질서가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러나 광장 밖에는 아직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영구 불멸한 제 것 인양 착각하는 무리가 남아 있습니다. 국민들이 속았다며 내려오라는데 버티는 대통령과 그 무치한 인간을 감싸며 억지를 부리는 소인배들이 안타깝습니다.
대통령의 정치생명은 끝났지만 대통령이 퇴진한다고 모든 것이 완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또 어떤 게이트가 나타날지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상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칩니다. “배터리도 5%면 바꾼다”는데 5% 지지율인 박근혜는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집사 ‘이정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오기를 부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정황에서도 고집부릴 수 있는 배경은 한국이 권력 부패나 비리의 속살이 쉽게 드러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범한 국민들은 분노합니다. 어디 한구석이 곪고 썩을 때까지 경고등 한번 켜지지 않는 사회, 부패와 비리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는 나라, 검찰과 경찰이 권력의 치부를 숨기고 가려주는 나라에 국민은 분노합니다.
국민들은 말합니다. 박근혜 최순실이 거리낌 없이 국가 권력을 사유했듯이 지방 권력을 사유화하는 ‘토호 게이트’도 척결해야 한다고. 부패와 비리에 저항하지 않고 비호 방조하는 사회에서 정의로운 세상을 꿈꿀 수 없다고.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외칩니다. 청와대, 국회, 검찰, 경찰, 관료, 재벌 모두 믿을 수 없으니 직접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크고 작은 권력 곁에는 언제나 충직한 족속들이 차고 넘칩니다. 역사 속 간신은 황제를 기만했지만 현대의 간신은 시민을 기만한다고 합니다. 권력에 부역해서 얻은 대가로 권력을 비판하는 양심에 재갈을 물리려 달려드는 불의는 전국에 퍼져 있습니다. 권력에 맹종하는 아첨배를 척결해야 지역이 제자리를 잡고 나라가 바로 섭니다.
박근혜 최순실 사태를 보며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언론의 필요성을 또 다짐합니다. 이명박을 성공한 샐러리맨으로 포장하고, 박근혜를 소신있는 정치인으로 미화했던 보수언론의 계획된 의도가 국가 위기의 근원입니다.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과 저항을 피하지 않는 ‘촛불’ 언론은 꼭 필요합니다. 지역 권력과 비리를 감시하는 바른 언론을 지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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