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보물여행(6) 하늘이 내린 보물 ‘장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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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보물여행(6) 하늘이 내린 보물 ‘장군목’
  • 임원우 해설사
  • 승인 2016.11.16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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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순창보물여행

 

▲동계면 어치리와 적성면 석산리 사이를 흐르는 섬진강 상류에는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촬영하기도 했던 장군목과 요강바위가 있다.

 

섬진강, 기묘한 바위들 즐비하게 늘어선 ‘장관’
내룡마을 수호신으로 여긴 ‘요강바위’ 이야기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와 적성면 석산리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상류에 위치한 장군목과 요강바위를 소개해드릴 순창군 문화관광해설사 임원우입니다.
장군목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이기도 했던 곳으로 진안군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임실 순창을 경유 광양만으로 흐르는 섬진강 상류로 수 만년 동안 거센 물살이 만들어 낸 하상 화강암으로 자연의 조각품입니다.
동계면의 용궐산과 무량산, 적성면의 벌동산이(강경마을에선 벌통을 놓으면 잘되는 산이라 하여 벌통산이라고 불림) 섬진강물 위에 비칠 땐 그 아름다운 자연 음영은 감히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오묘한 풍경이라서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
동계면 어치리와 적성면 석산리를 이어주는 현수교는 순창군이 2010년 10월에 ‘섬진강 시골길 생태관광지 조성사업’ 하나로 자전거 라이더와 생태관광객들만 걸어서 조망할 수 있게 길이 107미터(m) 폭 2.4m의 현수교를 설치한 것입니다.
현수교 위에서 좌우 사방을 둘러보면서 숨을 크게 들여 마시면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해지며 이 세상 모두 내 것인 양 부러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현수교에서 상류 쪽엔 두무란 산수를 바라보면서 풍수사 두사충이 춤을 추었다하여 ‘두무소’라 하였다는 소가 있는데 옆 마을인 옹가 집성촌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600여 년 전 두무소(드무소라고 부르기도 하며 지금의 어치리 내룡마을) 인근에 200여 가구 규모의 옹씨 집성촌을 이루며 옹기를 굽고 살았던 큰 마을이 있었는데, 머슴이 잡아온 잉어를 놓아주라는 족장의 명령을 어기고 족장의 동생이 잉어를 잡아먹어 마을이 화를 입은 이후 옹가 씨족들이 죽거나 뿔뿔이 흩어져 폐허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후 외지인들이 들어와 마을을 형성했고 지금은 옹 씨는 한명도 없는 마을로 변모했지만 지금도 2미터(m) 깊이로 땅을 파면 기왓장이 나온다는 주민의 증언이 있어 옹가 집성촌에 얽힌 전설이 사실무근은 아닌 듯 싶습니다. 지금은 드무소에 물고기가 많아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명소라고 마을주민이 귀띔해 줬습니다.
현수교 하류 쪽으로 바라보면 마치 밀가루로 반죽한 듯,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보이는데 그 절경이 3킬로미터(km)가량 이어졌기 때문에 탐방객과 자전거라이더들이 찾아들면서 자연스럽게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장군목은 지세가 장구의 잘록한 허리부분에 해당된다하여 장구목이라 불려오다 2008년쯤부터 용궐산과 무량산의 형상이 장군대좌형(將軍對坐形)의 목에 해당된다하여 장군목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적성면 석산리에서 현수교를 건너 장군목에 이르면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이 마치 장군목 강바닥을 자연미술관처럼 장식한 것으로 착각돼서 황홀함마저 느끼게 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장군목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요강바위가 눈에 띕니다. 요강바위는 앞마을 내룡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받들고 있는 바위로 옛날의 간이화장실 격인 ‘요강’처럼 생겼다하여 요강바위라 불렸는데 돌 가운데가 높이 2m, 폭 3m의 움푹 팬 바위로 무게는 15톤으로 추정되며 아들을 못 낳은 사람이 바위에 앉아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기도 합니다. 또 한국전쟁 때 토벌대에 쫓기던 마을주민이 바위 구멍 속에 숨어 살아남은 일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요강바위에 얽힌 이야기는 많지만 싸리재와 장군목을 오가며 꿀벌을 치던 마을주민이 당시상황을 겪은 산 증인이어서 왜곡되지 않은 사실을 전할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1991년 벌을 치던 당시 젊은 마을사람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장군목 길은 차량 한 대가 어렵게 다니던 협소한 산간도로였으나 1993년 도석꾼인 타지인이 서울의 한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10억원에 계약하고, 요강바위를 훔치려고 마을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술과 음식으로 환심을 사는 한편, 마을의 땅 200여평을 구입하기로 구두계약하며 “노부모를 모실 집을 지어 정착하겠다”는 감언이설로 마을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 추진하는 것 같아, 벌을 치던 젊은 주민이 마을사람들에게 “행동이 수상하니 눈여겨 볼 것”을 권하니 마을사람들은 오히려 “우리 마을에 살러올 사람 의심하지 말라!”며 핀잔을 주는 등 마을사람들이 방관하는 사이 요강바위를 훔쳐갔지만 도난 된 사실조차도 뒤늦게 알았다고 합니다.
이후 마을주민과 군민이 힘을 합쳐 언론에 도난사실을 알리는 등 백방으로 되찾는 노력을 한 결과 어느 시민에 의해 요강바위가 있는 곳을 제보 받아 남원지청에 보관되기에 이르렀으나, 도난당한 물품이라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마을주민과 군민의 간절한 소망이 전달돼 반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운반비가 문제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마을주민 주축으로 출향인과 군민을 설득해 십시일반 운반비를 모아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처음의 모습으로 복원돼 가고는 있지만 요강바위가 자연 상태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해지기 전에 “도난사실이 방송에 보도되어 전국에 알려지며 유명해졌다”는 것이 안타깝지

만 지금이라도 많은 이들에게 순창의 보물로 보여줄 수 있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곁에 있는 ‘장군목과 요강바위’는 신이 주신 선물이며 자연유산입니다. 자연 수석공원이 있는 순창군에 살고 있어 행복하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보물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내 지역 자연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장군목 일대에서 정기적으로 숲 생태학습은 물론 정화 노력까지 아끼지 않는 이들이 있어 희망적입니다. 이는 우리 순창군민이 스스로 가꿔야 할 보물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 순창문화대전 순창군지 (순창군), 적성면지(적성면지발간위원회), 순창군 비지정문화재 세상나들이(순창문화원), 순창땅 섬진강 칠십리 문화기행(순창문화원), 구전설화 총람(순창문화원), 주민 증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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