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민중의 외침 “박근혜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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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민중의 외침 “박근혜 퇴진하라”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11.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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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에 100만 집결…6월항쟁 이후 최대, 노동자ㆍ농민ㆍ학생 등 퇴진 함성 청와대 덮어

 

▲촛불을 감싼 종이컵에도 민심이 담겼다.

시민들은 밤이 늦도록 광화문에서 퇴진 시위를 벌였다. 청와대와 가까운 경복궁역에서는 청와대 방향 봉쇄된 출입구를 열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역내를 울렸다. 충남 공주 지역에서 올라온 고등학생들은 밤이 늦어 버스 막차가 끊기자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을 지키며 밤을 새기도 했다. 이날 모인 100만 이상의 시민들은 민주주의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100만 촛불 민심의 함성이 서울 한 복판에 퍼지고 청와대를 덮었다. ‘박근혜 퇴진’을 전면에 내건 민중총궐기가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렸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에 분개한 시민들이 전국에서 몰려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집회를 만들어냈다. 시민들은 “국민을 기만하는 박근혜의 행태를 더 이상 참기 어렵다. 퇴진이 정답”이라며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날 오전 전국의 고속도로를 전세버스가 점령하다시피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다. 노동자, 농민, 학생, 자영업자, 장애인, 여성 등 계급계층을 망라한 시민들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상경했다. 군에서는 버스 9대에 주민들이 나눠 타고 갔다. 그 중에는 생전 처음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모두 그냥 앉아있기에는 너무나 분노했고 더 이상 수치스러운 꼴을 보기 싫어 직접 행동한 것이다.
주요 집회장소인 서울시청과 광화문, 대학로는 실시간으로 눈덩이처럼 대오가 불어나 서있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다. 사전집회로 학교비정규직 결의대회에 참석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만으로 이미 시청광장이 메워졌다. 노동자대회에 온 산별노조 조합원들은 한참 떨어진 곳에 앉아 보일 듯 말 듯 한 대형 화면과 커다란 스피커에서 나오는 발언에 집중했다. 이날 노동자대회에 모인 노동자들만 작년 민중총궐기 전체 참가인원을 넘는 수였다.
 

 

 

▲순창군농민회원들도 이날 서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를 위해 아침 일찍 상경했다.

 

시민들은 자신의 소속에 따라 노동자대회, 농민대회, 정당별 집회 등에 참석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도로는 물론 을지로까지 사람들이 들어찼고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마이크가 있는 곳이면 발언자들이 줄을 서서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갈아엎자고 결의를 다졌다. 농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파탄과 종말을 고하는 상여를 메고 풍장을 거행했다.
국정농단에 저항하는 시민들은 나이를 따지지 않았다. 일곱살 초등학생부터 수능을 며칠 앞둔 고3 수험생, 일흔을 훨씬 넘긴 어르신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종로에서 별도로 집회를 가지며 더 이상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한 초등학생은 “대통령은 국민이 준 권력을 최순실에게 줬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자신이 아무 죄 없는 것처럼 최순실과 비서들한테만 떠넘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 나와서 이런 얘기하려고 초등학교에 가서 말하기를 배웠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서 잠이 안 옵니다. 대통령과 친한 사람이나 재벌만 잘 사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한 게 자괴감 들고 괴로우면 그만 두세요.” 초등학생의 재치 넘치는 발언은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군에서도 학생 십 수 명이 상경해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

 

▲새누리당 해체, 쌀 수입 중단, 박근혜 퇴진이라고 쓰인 깃발과 함께 장례행렬이 등장했다.

 

민중총궐기에는 야당 정치인들도 대거 나와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차량 선무방송을 하며 “대통령의 하야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이다. 헌법, 정의, 역사, 미래를 새로 세우는 길이다. 이제 모든 것을 되돌리자. 이 거대한 역사에 동참하라”고 압박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언제나 역사는 민중의 것이었고 변방에서 시작됐고 피흘리며 싸우는 민중들의 것이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선봉대이고 이 자리가 혁명적 변화의 전초이다”며 “민족반역 세력이, 그들이 아바타로 데리고 있는 박근혜가 민주공화국을 조롱하고 국민을 능멸하고 있다”며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이 부문별 집회를 끝내고 청와대를 향하자 해가 어두워졌다. 이때부터 시민들은 준비해온 촛불을 들고 역사의 거대한 기류를 완성해냈다. 이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퇴진하라”는 구호를 끊임없이 외치며 청와대를 향한 분노의 민심을 전했다. 촛불을 감싼 종이컵에는 ‘끝내자 박근혜’, ‘박근혜 하야’ 등의 구호가 적혀있었다. 시민들의 함성은 청와대까지 울려 퍼졌다. 경찰의 이중차벽에 의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는 것은 무산됐지만 퇴진을 요구하는 북소리는 청와대를 덮고도 남았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시청광장에서 사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코카콜라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이 시청 주변 거리를 메웠다.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든 환수복지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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