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과 감시 늦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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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감시 늦추지 않아야 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12.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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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병신(丙申)년을 보내는 마지막 한 주다. 두 달 넘게 하루가 멀다 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국민의 화병(火病)을 돋운다. 화병은 불면ㆍ의욕상실ㆍ피로 등 우울 증상 외에도 특징적인 신체 증상이 동반한단다. 심하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답답하고 가슴 뛰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단다. 요즘 국회 ‘최순실 청문회’를 보며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국민이 아주 많다. 하긴 월초 순창군 의정방송을 지켜보면서도 강도만 다를 뿐 울화증을 느꼈으니, 사안이 다를 뿐 군민도 국민 못지않은 화병 보유자이겠다. 

해가 바뀌는 것을 시샘하듯 연말 한파가 몰아친다. 전국 곳곳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강원 영동에는 폭설이, 해안과 제주에는 강풍 특보가 발표됐다.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상의 무게다. 정치권이야 밤낮으로 ‘쌈박질’이라 면역 상태지만, 요즘 반기문ㆍ이완영ㆍ인명진 등 등장인물이 늘어날수록 속은 더 헛헛하다. 그보다 더 야속한 것은 독감대란ㆍ계란파동 등 소소한 일상 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다. 오세을 양계협회장의 원망이 가슴에 박힌다. “한국 닭이 다 죽는다. 지휘탑도 없는 이게 나라냐.”

계란 값이 치솟고, 조류독감(인플루엔자)이 창궐하고 아이들 독감이 유행인데 현장에서는 백신이 부족하다고 난리다. 살처분된 오리와 닭 2600만마리. 초중고생 독감 환자 1000명당 152명. ‘역대 최고’기록들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단다. 탄핵 정국에 생활물가까지 급등하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검역정보시스템은 세계 최고’라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탄핵감이다.

국민들의 즉각적인 하야 요구에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그럴 의사가 없어 보인다. 성질대로 하면 잘못한 사람들을 광화문 네거리로 불러내 족치고 싶지만 법치국가에선 이도 불법일터니 사법적 심사과정을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헌데 진경준 전 검사장의 120억원대 주식대박 부분이 ‘무죄’라니 사법적 정의가 사법기교로 가려지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이 엄습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그럴 수 있을까. 혹 그래서 청와대 관저 속 대통령은 잔뜩 웅크리며 기회를 기다리는 걸까. 민심은 더 웅크리며 인내한다.

국민들은 진실을 원한다. 그래서 최순실 재판장에서는 대통령 탄핵재판 보다 더 진실을 가리기 위해 의견과 사실이 끊임없이 유통되고 활발하게 전개돼야 한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바탕으로 추궁하면, 각종 증거를 통해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기를 기대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불리한 질문 등에는 모르쇠하거나 얼버무리는 태도로는 진실을 가릴 수 없다. 의혹을 물리치고 진실을 밝히길 원한다면 꼼수와 기교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일시적으로 가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정정당당하게 규명해야 한다.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에 의한 탄핵까지 부정하는 수구세력은 그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반동이다. 이는 12년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고건 전 국무총리와 12년 후 황교안 권한대행에서 들춰볼 수 있다. 고건 전 총리는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전후와 다름없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만 생각해야 한다”면서 “경제가 가장 문제다. 특히 경제리더십이 문제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지고, 앞으로 어디서 더 터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랏돈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오직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

지지율 싸움이나 세력규합에 몰입하다 또 국가개조에 실패해선 안 된다. 기교나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고 지지층 규합이라는 명분으로 분열만 초래하려는 인물을 솎아내야 한다. ‘정의'와 ‘민의’라는 시대정신을 충분히 담아내는 정치인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 ‘의문의 7시간으로 가슴에 피멍에 든 세월호 유족’이 다시는 생기지 않는다. 피멍든 국민의 가슴을 쓸어낼 정권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방정부에 대한 관심과 감시도 늦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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