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와 ‘희망의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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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와 ‘희망의 사자성어’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1.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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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노미(藏頭露尾) ‘진실은 감춰도 언젠가 밝혀진다’
민귀군경(民貴君輕) ‘백성이 존귀하고 임금은 가볍다’

교수들이 지난해 세모에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장두노미’(藏頭露尾)다.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한 모습’을 가리킨다. ‘진실은 감춰도 언젠가는 밝혀진다’혹은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의미을 담고 있다.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등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가장 많은 지지로 뽑힌 지난 2010년을 정의하는 사자성어이다.

이말은 중국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가 지은<점강진·번귀거래사>와 왕엽이 지은 <도화녀>라는 문학작품에서 처음으로 나왔다고 한다. 머리가 썩 좋지 않은 타조는 위협자에게 쫓기면 머리를 덤불 속에 숨기지만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이 사자성어를 선택한 교수들은 올해 4대강 개발 논란과 천안함 침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회 논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예산안 강행처리 등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과 진단이 꼭 국가적인 중앙무대의 일만은 아니다. 우리 고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비유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읍내 민속마을 장류특구내 된장공장의 일 처리하는 모습에서나 무리한 입지 선정과 투자로 군정 살림에 부담을 주고 있는 공설운동장과 관련된 ‘스포츠마케팅’ 유치비용 및 경제효과 산출방법에서도 느낄 수 있다.

진실을 밝히지 않고 꽁꽁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대다수 주민들의 마음 속에 대화 속에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4대강 사업, 권력형 비리 등을 각종 수단을 동원해 숨기고 있다면 우리 고장에서는 기업과의 양해각서를 통한 투자계획의 불발, 공사수의계약 내용 등을 교묘한 말과 모르쇠로 숨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2011년 새해를 맞는 교수사회는 민귀군경(民貴君輕’)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택했다.

‘민귀군경’은 <맹자> ‘진심’편에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성어다. <춘추좌전>, <상서>에서도 ‘백성보기를 다친 사람 보듯하라’, ‘백성을 갓난아이 돌보듯 하라’며 민본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말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래 관권이 인권위에 군림하고, 부자가 빈자 위에 군림하며,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불행한 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새해에는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시행되기를 바란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교수들은 “이 말의 뜻을 되새기며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줬으면 한다”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되찾아 국민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이를 정책에 잘 반영하는 공무원, 국회의원, 지도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민귀군경’은 교수사회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생각과 마음속에 있는 진리이자 희망이다. 새해 새 희망을 찾는 보통사람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몰두하게 하는 일이 어찌 당사자의 능력과 노력으로만 치부될 수 있겠는가. 국가는 물론 지방정부나 힘 가진 이들이 주민들을 존경하고 지역의 원동력이 주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상식이 저버리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신년화두로 정했다고 한다. 이 말에 담겨진 ‘기회가 오면 미루지 않고 이뤄낸다’,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낸다’, ‘문장의 처음과 끝이 일관되고 빈틈없이 순리에 따라 짜여져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혹 이 대통령이 ‘장두노미’ ‘민귀군경’의 의미는 가벼이 여기며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마찬가지로 우리 지역의 상황도 진실은 감추고 그 거짓을 숨기는 일에 주변을 동원하고 생각없이 그에 동조하여 지역의 미래가 칠흑같은 어둠에 짓눌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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