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지급금 환수 못한다” … 농민 저항 ‘격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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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지급금 환수 못한다” … 농민 저항 ‘격렬’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1.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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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산 나락 확정가격, 우선지급금보다 860원 적어
수입쌀 부추긴 정부 … 농민 가슴에 또 다시 대못 박아
군내 1억4000만원 규모 … 누구 재산을 환수할 것인가

▲농민들은 정부가 우선지급금을 환수하기로 한 것은 수탈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유등면사무소 앞에 붙은 현수막.
정부가 우선지급금 일부를 환수하기로 한 데 대해 농민들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우선지급금 가격을 결정할 때는 농민 생계를 보장하겠다는 식으로 홍보하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은 우선지급금 환수가 정부의 수탈행위라고 못 박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6년산 공공비축미ㆍ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의 환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환수대상은 공공비축 및 시장격리에 참여한 전체 농가이며 전국 환수규모는 197억2000만원이다. 군내에서는 아직 매입 농가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매입량에 비춰 계산한 결과 1억4000만원을 환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지급금 환수는 정부가 지난해 9월 결정한 잠정 결정가격보다 확정된 공공비축미 및 시장격리곡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4만5000원(1등급, 40kg)의 우선지급금을 농가에 지급했다. 그러나 확정된 가격은 4만4140원으로 860원의 차이가 생긴다. 이 금액을 농가에서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의 주범인 정부가 농민들에게 이미 준 쌀값을 토해내라고 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격앙돼있다. 수입쌀이 재고미 증가를 불러오고 쌀값 하락을 부추긴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농민에게 책임과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농 전북도연맹은 성명을 내고 “이 정책대로면 농민들은 농가당 7만8000원 정도를 다시 정부에 돌려줘야 한다. 우선지급금은 정부가 농가로부터 수확기 농가 경영안정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지급하는 대금이다. 현재 전북 최저 나락 값이 3만3000원이다. 쌀값 대폭락으로 인해 농가소득이 20%나 감소된 마당에 우선지급금을 환수하겠다는 것은 농민을 아예 벼랑 끝으로 밀어 죽이는 꼴이다. 농림식품부는 2015년산 재고미와 올해 미질 저하를 이유로 들었다. 구곡 재고 부담은 미친 듯이 들여오는 수입쌀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재고미와 쌀값 대폭락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망정 농림식품부는 박근혜 정권의 개임을 손수 증명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군내에서도 농촌지도자회, 농업경영인연합회, 농민회 등이 함께 현수막을 걸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우선지급금 환수는 농협에서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환수절차에 대해 농림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농가별 매입실적을 기준으로 환수금액을 확정하고 농협중앙회가 환수금 납부고지서를 발행하며 농협이 수납을 맡는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수매가 이루어지는 동안 우선지급금을 토해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농민들은 금액에 상관없이 변동직불금을 쌈짓돈으로 여겨왔다. 매년 3월이면 들어오던 변동직불금을 올해는 토해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있다. 순창농협 관계자는 “변동직불금이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는 주민에게 올해는 일부 돌려줘야 한다고 얘기했더니 당황스러워하더라. 아예 고지서로 납부하지 말고 면사무소 직원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받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농민도 있었다. 농민들이 어려운데 그 돈을 꼭 환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전국 각 지자체에서도 우선지급금 환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행정처분에 대해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하고 있다.
농림식품부는 올해 우선지급금 가격결정 당시 농가 경영안정을 전면에 세웠다. 가격을 공격적으로 결정해 시장가격 상승을 이끌겠다는 것이었는데 효과는 미미했다. 사상 유래 없는 쌀값 하락에 시름하던 농민들은 환수 소식에 한 번 더 좌절하고 있다. 쌀 목표가격을 21만원까지 올리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이렇게 대못이 되어 농민 가슴에 박히고 있다. 환수해야 할 것은 농민의 쌈짓돈이 아니라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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