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공장 13년, “쌍치 지하수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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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공장 13년, “쌍치 지하수 말랐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1.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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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관정도 물 안 나와…식수는 물론 농사 피해 ‘심각’
추가 시추 소식에 분노 폭발 … “말 나온 김에 공장폐쇄”
장비 들여왔다 여론 밀려 철수 …‘순창샘물’ 답변 거부

▲순창샘물이 생긴 뒤 쌍치면 지하수는 고갈돼 왔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공장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쌍치면 주민들이 사용하는 농업용수와 식수가 최근 10년 사이 급격히 줄어들어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수량이 고갈된 원인으로 쌍치면내 생수공장의 취수를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장은 최근 취수정을 한 곳 더 시추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더 이상 피해를 볼 수 없다며 순창샘물의 공장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쌍치면에서 용수 고갈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둔전리와 시산리, 도고리, 중안리 등이며 옥산, 종곡 등 상부지역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 반민환(70ㆍ쌍치 중안) 중안마을 이장은 “신도마을은 예를 들어 물 100리터(ℓ)를 받는 시간이 예전에 10분이 걸렸다고 하면 지금은 15~20분 걸린다. 물탱크 채우는데 2시간 걸리던 것이 지금 3~4시간 걸린다. 중안마을 역시 중형관정을 파서 잘 쓰던 물도 지금은 졸졸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이 물이 줄어들어 입는 피해는 농번기 때 더욱 심각해진다. 특용작물을 많이 재배하는 쌍치면은 작물 특성상 물을 많이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황에서 물이 부족해 관수를 제 때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농민들은 관정을 더 파서라도 물을 확보하려고 애쓰지만 수맥이 잡히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치면 상부지역이 물 부족을 특히 많이 느끼는 것은 암반 관정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마을 상수도 구조이기 때문이다. 생수공장이 지나치게 많은 물을 끌어 쓰는 바람에 마을 상수도가 메말랐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한 이장은 “예전에는 파기만 하면 물이 나왔었다. 지금은 중형관정도 말랐다. 대형관정을 팔 정도의 깊이에서 나오는 물은 공유재산으로 봐야 한다. 생수공장이 공공재를 사유화했기 때문에 이렇게 피해를 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쌍치면 소재지를 포함해 하부지역은 복흥 취수장에서 보낸 물을 상수도로 쓰고 있다.
순창샘물은 지난 2004년부터 둔전리 소재 공장에서 생수를 취수해왔다. 전북도는 지난 2015년 이 공장에 대해 재허가를 내줬고 현재 정상가동중이다. 정은서(58ㆍ쌍치 쌍계) 전 쌍치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순창샘물의 취수량이 너무 많다며 환경영향평가가 부정확하게 되는 등 행정에서도 허술함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된 계획수량은 일일 560톤(t)이고 실제로는 195톤을 뽑아 팔았다. 그러다 일일 500톤을 추가 생산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계획량이 1060톤이 된다. 그만큼의 물을 뽑아 쓰려면 또 1060톤의 허드렛물을 뽑아내야 하니 2100톤이 하루에 나간다는 얘기다. 지하수가 마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를 받는데 감시정이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 사업을 승인해준 전북도에 사전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서를 요구했는데 갖은 핑계를 대며 공개를 안했다”고 말했다. 
물 부족을 호소하는 주민들은 그동안 불만이 많아도 참고 지내오다가 최근 폭발하고 말았다. 생수공장의 취수정 추가 시추 소식 때문이다. 순창샘물은 최근 추가 시추를 위한 장비를 들여왔다가 주민 여론에 밀려 철수한 바 있다. 반 이장은 “공장장과 장비 관리하는 사람이 집에 찾아와 추가 시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울화가 확 치밀어 올라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돌려보냈다. 십 수년 전 부락 일을 볼 때 공장이 생겼다. 그 때도 애로사항이 많았다. 생수공장을 막지 못해 지금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며 “그 일이 있은 후 생수공장 사장의 이모한테 전화가 와서 당시에 여론을 무시하고 공장 설립을 밀어붙여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고 말했다.
쌍치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11일 열린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담당 공무원을 불러 질책하고 군수 방문 때 제대로 답변을 듣기로 했다. 주민들은 순창샘물로 인한 수자원 고갈 문제가 공론화 된 지금부터 공장폐쇄를 위한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쌍치면민회는 최근 면민회의에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유하고 공장폐쇄 투쟁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정 씨는 “나한테 당장 피해가 없으면 무관심하고 피해보는 것 같으면 급관심을 가지는 의식수준을 바꿔 항상 관심 가져야 한다. 이 싸움은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김복철 순창샘물 공장장은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문제인가? 나는 할 말이 없다. 우리더러 어떡하라는 것이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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