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이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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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이 있어 ‘참 좋다’
  • 박재순 해설사
  • 승인 2017.01.25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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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덕산 또는 용천산이라고 불렀던 ‘강천산’
투구봉ㆍ옥호봉ㆍ삼인봉ㆍ황우제골 이야기

 

▲사계절 아름다움을 뽐내는 강천산의 모습. 순창군청 누리집 사진.

우리나라 군립공원 제1호

 

언제 가도 편안함을 내어주는 강천산(剛泉山)은 호남정맥의 한 줄기로 금성 산성을 경계로 전라남도 담양과 전라북도 순창으로 나뉩니다.
강천산에 내린 비는 강천호에 담겨 섬진강으로 흐르거나 담양호로 흘러 들어가 영산강에 합수됩니다. 강천산은 크게 세 산자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북쪽 능선에 주봉인 강천산 왕자봉(584m)과 남서쪽 능선으로 광덕산 선녀봉(578m), 서쪽능선으로 산성산의 연대봉(603m)이 있으며 광덕산 자락과 강천산 자락 사이에 난 계곡을 따라 물줄기가 흘러 내려갑니다.
강천산은 언제부터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광덕산으로 불려졌다가 위에서 바라본 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용천산이라 부르기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강천사라는 절이 유명해지면서 산 이름도 강천산으로 바뀌게 되었지만 여전히 광덕산으로 부르는 지역민들도 계십니다.
강천산은 산림청에서 제시한 한국의 100대 명산 중 21번째로 선정되었고 그만큼 많은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강천산은 우리나라 군립공원 1호입니다. 1981년 1월 7일 군립공원 1호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군에서 관리 및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매력 뽐내는 강천산

2016년 강천산을 다녀간 분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약 116만여 명이랍니다. 많지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강천산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첫 번째는 편안한 산책로입니다. 매표소 기준으로 왕복 5.5km에 이르는 산책로는 인체 오장육부의 축소판이 있는 발을 지압해 줄 수 있도록 모래가 깔려있고 맨발체험도 할 수 있답니다. 산길이지만 평지 같아서 유모차나 휠체어가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계곡에 흐르는 물입니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하다보면 마음이 너그러워 진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열 달을 머물다 나옵니다. 그 때 원초적인 보호를 받으며 양수 속에서 지내다 보니 물소리를 들으면 친숙하고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강천산에서 해설을 하다보면 강천산에 들어올 때의 표정과 산책을 마치고 나갈 때의 얼굴이 확연히 다름을 느낍니다.
세 번째는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고 사계절 다른 모습입니다. 강천산 입구부터 강천 제1호수와 신선대, 병풍폭포, 투구봉, 토끼 사육장, 거라시 바위, 부도전, 메타세콰이어 길, 아랫용소, 강천사, 삼인대, 300년 넘은 모과나무, 윗용소, 구름다리, 용머리폭포, 구장군폭포, 수좌굴, 성테마공원, 강천 제2호수, 북바위 등이 있습니다. 봄이면 복수초, 생강나무 노란 꽃을 시작으로 연분홍 길마가지, 산 벚꽃이 아름답고 여름이면 시원한 나무 그늘과 터널의 계곡물에 발 담그고 놀기도 하고 가을이면 아기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다람쥐가 곳곳에서 손님 마중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노란 은행잎과 강천사의 오래된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주홍빛 감은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게 만듭니다. 겨울에는 눈밭에서 영화의 주인공이 돼보기도 하고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시사철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네 번째는 험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등산로입니다. 오르막이 있다 보면 내리막이 있고 급경사가 있으면 땀을 식혀주는 평지 길도 있습니다. 산 정상에서는 주변 경치에 흠뻑 빠졌다가 다시 지구별에 놀러 온 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내려오곤 합니다.

강천산 계곡과 봉우리

병풍폭포를 지나 고추 모양인 금강교(다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투구봉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와 금강 계곡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나옵니다. 산세가 얼마나 아름다우면 금강 계곡이라 했을까요? 이 계곡을 따라 정상까지는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길처럼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습니다. 큰 바위 세 개가 입구에 쌓여있어 ‘탑상골’로도 부른답니다. 투구봉 쪽으로 올라가는 목책 계단은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30여분을 계속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하늘로 통하는 문이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세상에 지은 죄가 커 옥황상제님께 죄를 탕감 받으러 올라가다가 오르기도 전에 죽게 생겨 그냥 내려 왔다는 통천문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옛날 장수가 쓰고 다녔던 모자를 닮은 투구봉과 호랑이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도 만날 수 있습니다. 투구봉을 지나면 옥호봉(415m)에 이릅니다. 삼인대 뒤편 산자락에는 세 선비를 상징하듯 세 봉우리가 나란히 있는 삼인봉이 있고, 옆 계곡은 누런 황소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황우제골입니다. 강천사 스님들이 장안마을로 다니던 길이기도 합니다.
구름다리를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신선봉으로 가는 길과 황우제골로 해서 삼인대 앞으로 내려오는 등산길로 나뉩니다. 구장군 폭포 위쪽으로는 장군봉이 있으며 산 능선을 타고 계속 가다보면 광덕산 선녀봉이 나옵니다. 지난 가을 산행을 하다가 산 능선에 피어있는 며느리 밥풀꽃에 자꾸 발길이 머물던 게 생각납니다. 광덕산에서 헬기장을 지나면 산성산에 처음 닿는 곳에 시루봉이 있습니다. 금성산성 성곽이기도 하지요.
산성을 따라 동문을 지나면 북바위가 있습니다. 담양 사람들은 여기를 ‘운대봉’이라 한답니다. 동문에서 구장군폭포로 내려오는 길에 연대 암자 터가 있고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은 비룡폭포가 있습니다. 북바위에서 산성산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20분 정도 걸립니다. 그냥은 못 지나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바로 고려시대 어느 병사들로부터 임진왜란과 의병, 동학농민혁명, 빨치산 등 이 곳에 머물렀던 이들의 숨결이 생각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연대봉에서는 송낙바위를 거쳐 강천 제2호수로 내려오는 길이 있고, 연대봉에서 북문으로 해서 형제봉으로 이어진 산길이 있습니다. 강천사를 옮긴 전설이 내려오는 용대암 암자가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형제봉을 지나면 강천산 왕자봉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왕자봉을 거쳐 구름다리로 내려오는 급경사 구간이 있습니다. 또한 왕자봉 삼거리에서 계속 동쪽으로 가다보면 깃대봉이 나옵니다. 단오 날 물맞이 하러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는 약수폭포와 물통골이 그 사이 계곡에 있습니다. 깃대봉에서 깃대봉 삼거리까지 가다보면 병풍폭포로 내려오는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지난 해 가을 40여분을 쉬엄쉬엄 내려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전체 종주하는데 7시간 정도 걸립니다. 보통의 걸음걸이로요.
<331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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