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32)/ 더 이상 ‘결딴’나지 않도록 신속한 ‘결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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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32)/ 더 이상 ‘결딴’나지 않도록 신속한 ‘결단’을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7.02.2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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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망가질 때는 ‘결딴
단호한 결정은 ‘결단’
무엇을 자를 때는 ‘절단’

“며칠 전부터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은 사단이 났습니다”에서처럼 ‘큰일 났다’라는 의미로 흔히 ‘사단 났다’를 쓰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사단’ 대신 ‘사달’ 즉, ‘사달 났다’로 고쳐 써야 맞는 표현이다. 
요즘은 거의 쓰지 않아 이제 생소한 말이 돼버렸지만 ‘사달’은 사고나 탈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그런데 발음과 글꼴이 비슷해서인지 사달과 사단을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사단(事端)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일이나 사건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첫머리, 또는 단서(端緖)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어떤 일이 발생한 원인을 표현할 때 어울리는 말로, 실마리 혹은 단초(端初)로 바꿔 쓸 수가 있다. 따라서 ‘사단’은 두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구해야) 하고, ‘사달’은 나지(발생하지, 생기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
또 ‘사달’과 ‘사단’처럼 소리와 글꼴이 비슷하지만 의미가 완전히 달라 잘 구분해 써야 할 말로 ‘절단’, ‘절딴’, ‘결단’, ‘결딴’이 있다.
“어떤 일이나 물건 따위가 아주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 또는 “살림이 망하여 거덜 난 상태”를 말할 때는 순 우리말 ‘결딴’이 어울린다. ‘절단’, ‘절딴’, ‘결단’이라 말하고 쓰는 이가 많은데 맞지 않는 표현이므로 바로잡아야 한다. ‘절단(切斷)’은 “자르거나 베어서 끊는 것”을 뜻한다. 참고로 ‘절딴’은 ‘절단’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으로 국어사전에 없는 단어다. 결단(決斷)은 “그는 오랜 생각 끝에 결단을 내렸다”처럼 결정적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 또는 그런 판단이나 단정을 뜻한다. 특히 앞서 설명한 ‘결딴’은 ‘결단’의 발음과 같기 때문에 ‘결딴’ 자체를 아예 없는 말로 생각해버리거나, ‘결딴’ 대신 ‘절단’, ‘절딴’ 등으로 잘못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정리하면 망가질 때는 ‘결딴’, 단호하게 결정할 때는 ‘결단’, 무엇을 자를 때는 ‘절단’을 쓴다.
끝으로 ‘(일이나 집안이)완전히 망쳐지거나 결딴나다’란 뜻으로 ‘아작나다’를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혹시 사투리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때 어울리는 말로는 ‘작살나다’가 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온 집안이 작살났다”처럼 말해야 ‘살림이 거덜 났다’나 ‘결딴이 났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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