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랄프 왈도 애머슨 지음「자기 신뢰의 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는 말에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원래 자신의 모습대로 하라”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무심코 던진 말이지만 농협 이사로 당선된 우직하고 뚝심 있기로 소문난 그 친구에게 던진 조언치고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의 침몰은 급격한 변침 때문이었을까- 화제의 뉴스를 보면서 작은 단체지만 갑자기 변침하듯 안 나오는 회원들은 왜 그럴까? 라며 속 좁은 회장이 되어 고민하던 참이다. 차를 잘 달리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쉬거나, 지그재그로 나왔다 안 나왔다 운행하면서 조직을 걱정시키는 운전자는 어느 단체나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뭔가 사정들이 있을 터이니 지치지 말고 ‘그냥 내 생각대로 운영하며 나가보자’는 결론이었는데 그 친구의 갑작스런 물음에 조언으로 던진 셈이 되었다.
미국 문학의 정신적 기둥으로 인정받는 저자는 먼저 “자기를 괴롭히는 힘도, 자기를 구원하는 것도, 기만하는 것도 모두 자기 자신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니 문제가 있다면 “자신의 내면을 보며 자기 안에서 사실의 필연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나를 강조하는 것이 크게 눈에 띄었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구하지 말고 모든 것 을 스스로 하라. 그래야 홀로 설 수 있고 강해지고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조금 심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야 변화가 되고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미루지 말고 오늘을 살아라”는 첫 번째 당부에는 “인생을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역경이 다가오고, 벼랑으로 굴러 떨어져도 고양이처럼 착지하며 살아가라”는 주문이 있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루지 않고 오늘을 사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수많은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편안 한 것을 피하고,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는 것이 ‘참된 만족’을 위해서 중요한 태도였다. 한 쪽을 채우려면 다른 쪽을 비워야 가능한 일이고, 무언가를 열심히 움켜쥐려하면 그럴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것은 우리의 욕심이었다.
책보다는 오히려 직접적인 삶의 체험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영감을 얻는 데는 유용하지만, 책 자체를 존중하거나 책에만 박식한 것은 방법이 아니다”는 것이다. 그것은 책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행동비법이었다.
딱딱한 문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로 쓰여 진 이 책은 영혼을 정화하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다의적인 언어적 표현은 다소의 부담을 주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실현되는 영혼의 법칙으로 자신감과 보상에 관한 내용이 중심이라면, 중간에는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정치나 역사 교육에 관한 내용을, 마지막 부분에서는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적인 시각에서 자연과, 인간, 영혼과의 관계를 조망하고 있었다.
자연은 영혼을 치유하는 병원이었다. 망가진 몸과 마음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주고, 자연은 거대하고 절대적인 힘이지만 서두르는 법이 없으며, 곳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부드럽고 귀한 존재이기도 하였다. 자연은 또 독점과 예외를 싫어해서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고,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었다.
“내안에 모든 자연의 법칙이 들어있고, 내안에 전체 이성이 잠들어 있다” 고 한다. 인간은 홀로 설 수 있고, 홀로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나를 구원하고 변화시키는 진정한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