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보물여행(14) 강천 구름다리 위에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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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보물여행(14) 강천 구름다리 위에 날다
  • 박재순 해설사
  • 승인 2017.03.29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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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순창보물여행’

 

▲강천산군립공원의 명물 구름다리와 용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용머리 폭포.

강천산 절경 한눈에 보는 ‘구름다리’
용의 전설 끼고 있는 ‘용머리 폭포’

모과의 떨떠름한 맛과 향에서 빠져나올 무렵 눈앞에 떡 펼쳐지는 나무들의 모습에 마음이 탁 풀어지는 곳! 이 곳은 모과나무에서 구름다리 올라가기 전 구간입니다. 사진틀 모양의 나무에 걸터앉아 사진도 찍고 기대면 언제나 편안하게 등을 내주는 나무도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줄기의 모습에 가끔은 휴식시간도 필요하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으며 멈추어 서곤 합니다. 걷다보면 길 오른쪽에 대나무 산책로가 나옵니다. 규모는 작지만 대나무의 향취를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둘러보며 걷는데 5분이 채 안되니 부담 없이 올라가도 좋습니다.

 

1980년에 세워진 구름다리는 높이 50m, 길이 78m, 폭 1m입니다. 현수교는 강에 세우는 다리를 지칭하는 말이라니 잘 구분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강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를 올라가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구름다리 올라가는 첫 번째 길은 십장생교 앞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야합니다. 265개의 계단을 오르다보면 거친 숨소리가 절로 나오는데요. 강천산 평지 산책로만 알고 오신 분들에게는 매운 고추장의 알싸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랄까요? 계단을 다 오르면 왼쪽은 구름다리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왕자봉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옵니다.
정면으로는 용머리폭포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강천산 윗용소를 지나 직진하면 구름다리 밑 광장이 나옵니다. 이 광장에서 구름다리 올라가는 세 갈래 길이 있습니다. 급경사 오르막인 철계단은 가장 짧은 시간에 구름다리에 올라가는 길입니다. 철계단 끝에 오르면 왼쪽은 용머리폭포 가는 길, 오른쪽은 구름다리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구름다리 광장 끝부분 왼쪽으로는 서리가 내릴 때까지 붉은 열매를 매달고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낙상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구름다리 올라가는 세 번째 길이 있습니다. 거의 75도 경사쯤 되는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요. 왼쪽은 구름다리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전망대 가는 길이 나옵니다. 여기에는 자연산 토종 블루베리 나무인 정금나무가 있습니다. 꽃망울을 보며 지나다니면서 열매를 맛보리라 계획하지만 매번 새들에게 밀리곤 합니다. 구름다리 광장 화장실 옆길로 해서 구름다리를 오르는 길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징검돌을 하나하나 올라가다보면 솔이끼랑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고개를 숙여 자세히 보아야지요.
그렇게 5분쯤 오르다 보면 작은 폭포가 나옵니다. 바로 용머리 폭포입니다. 강천산의 윗 용소에는 수컷용이 살았고 아랫 용소에는 본처 용이, 행가리 용소에는 소첩 용이 살았다는데 용머리 폭포에는 승천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고 죽은 본처 용의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강천산의 물은 지금처럼 팔덕면을 지나지 않고 구림 쪽으로 흘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뭄이 들면 팔덕면은 물론 순창읍과 유등면 풍산면 일부는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순창읍 교성리에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짓던 노총각이 있었습니다. 가뭄에 물줄기를 찾아 이리저리 땅 속을 파보았지만 물은 나오지 않고 힘이 들어 주저앉아 한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눈앞에 꿈에서나 본 듯한 선녀같은 여인이 걸어오다가 노총각과 눈을 마주치더니 살짝 웃음을 띠면서 마치 따라 오라는 듯 걸어갔습니다. 노총각은 물도 잊은 채 여인을 따라 좇아갔습니다. 걷다보니 어느덧 강천산에 다다랐음을 알았습니다. 그 때 여인이 홱 돌아서더니 정색을 하고 “나는 본래 행가리에 사는 소첩 용인데 강천산 윗용소에 사는 수컷용과 인간세상에서 천수를 다하고 승천하려고 하는데 본처 용 때문에 승천하지 못하고 있소. 암컷 용 한마리만 천상에 오를 수 있소. 허니 나를 도와 본처 용을 죽여 주시오. 칼은 여기 있소. 내가 본처 용과 격투를 벌일 것이니 본처 용의 허연 배가 드러나 보일 때 비늘 사이에 이 칼을 꽂아 주시오” 이 말을 들은 노총각은 혼비백산 도망치려 하였으나 발이 떨어지지도 않고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하는 수 없이 약속을 하였습니다.
아랫 용소에 다다라 보니 두 마리의 용이 엎치락 뒷치락 싸우고 있었습니다. 소첩 용이 일러준 대로 기회를 엿보았으나 쉽게 나서지를 못하고 있다가 더 이상 지체하면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 있는 힘을 다해 본처 용의 배에 칼을 꽂고는 기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일 전에 만난 여인이 쳐다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노총각이 일어나자 큰 절을 하며 “당신의 도움으로 나는 드디어 승천할 기회를 얻었소. 나도 은혜를 갚고 싶은데 소원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이에 노총각은 “가뭄이 들어 농사를 짓지 못하오. 물 걱정을 안 하고 살았으면 싶소. 그리고 우리 어머니 소원이 내가 장가를 들어 아들딸 낳고 사는 모습을 보는 게 소원이라는데 그 소원을 들어 드리고 싶소”라고 했습니다. 그 여인은 “알겠소. 댁에 가시는 길마다 이 막대를 꽂아 두시오. 그리고 내일 댁에 어떤 처녀가 금은보화를 잔뜩 가지고 와서 혼인을 청할 것이오. 그럼 거절하지 마시고 맞아들이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오” 말을 마치고 여인은 사라졌답니다.
다음날 한 처녀가 찾아 왔습니다. 노총각은 찾아 온 처녀를 맞이해 혼인을 하였고 가뭄에 농사를 짓지 못하던 어려움도 그 여인이 준 막대가 지나온 길로 물길이 생기면서 구림으로 흐르던 물줄기가 큰 둑으로 막히고 팔덕면 앞으로 흘러 지금의 경천을 이루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조강지처 용은 하늘로 올라가려다 피를 토하고 죽어선지 용머리 폭포는 벽이 새까맣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이 좀 거시기 합니다. 본처 입장에서는 노총각이 ‘웬수’가 되니 말입니다.
드디어 구름다리 위에 올랐습니다. 흔들거리기도 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사색이 되어 건너지 못하고 돌아서기도 하던데요. 저는 신록이 우거진 구름다리 위에서 밑을 보면 내가 날아다니는 새가 된 느낌입니다. 나무 위의 모습이 그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줄 여기에서 보았습니다. 구름다리를 만든 분의 생각이었을까요? 양쪽 끝에는 산복숭아 나무가 있습니다. 복숭아꽃 피는 계절이 오면 이 곳이 천상인지 지상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답니다. 여러분은 구름다리 위에서 어떤 생각의 나래를 펼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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