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의 ‘적폐’를 가려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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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의 ‘적폐’를 가려내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04.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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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진 나무 아래서 다 익은 봄을 본다. 수많은 촛불이 대선을 봄으로 댕겼다. 우리는 5월을 어떤 색깔로 단장할까. 붉은 꽃은 이미 틀렸고, 노란 꽃은 봉오리가 너무 적다. 보라색 꽃 피면 보기 좋으련만 이 꽃을 키우는 화원이 많지 않다. 널리 퍼진 청ㆍ녹 꽃망울 가운데 꽃봉오리 한 개만 더 터트리면 그 꽃 세상이 될 터, 서로 제 꽃 많이 피우려고 다투는 모습이 대견하기보다 안타깝다. ‘이게 나라냐’는 분노로 시작해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기 위해 겨우내 광장을 밝힌 ‘촛불’들의 기대와 다른 모습이라 더욱 애달프다.
박근혜로 상징되는 적폐세력은 포기를 모른다. 허긴 아직도 ‘내편’이 많은데 반성이 있을 리 없다. 내가 뭘 하든 언제나 내편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그건 페니실린 아닌 아편이다. 언제나 내편은 대개 아첨 잘하는 부류다. “살인만 않는다면 언제든 지지하는 이들이 30%는 된다”던 박근혜의 ‘콘크리트지지’와 ‘태극기부대’는 박근혜의 ‘아편’이다. 그는 ‘아편’에 취해 최순실과 국정농단을 해도 괜찮을 줄 알았고, 국회에서 탄핵안이 부결되고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줄 알았고, 감옥에 절대 안 갈 것처럼 행동했다.
“똑같은 사람이 모여, 똑같은 말만 나누고, 똑같은 생각을 공유”한 결과,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됐다. 하지만 그 ‘똑같은’ 이들은 국민의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성은커녕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이 권력을 이어갈 꼼수를 찾기 위해 골몰한다. 이름을 바꾸고 막말 쏟아내는 대표를 세워 국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번들거린다. 소리 높여 한반도 전쟁위기를 조작하고, ‘촛불대선’을 ‘북한 대통령 뽑기’라고 매도한다. 수천만 시민이 겨우내 꿈꿔온 나라를 세우기 위해 마음 다잡고 적폐들의 준동을 막아야겠다.
‘전통’ 여권 대선후보가 당선권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상황은 처음이다. 야당 후보들이 유권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는 대선도 처음이다. 문재인과 안철수, 누가 대통령이 돼도 정치권력이 바뀌는 것이니 양손에 떡 든 심정으로 즐겨도 되는 걸까. 행여 ‘우리가 남이가’라며 ‘우리 편’에게 너그럽고, ‘나쁜 놈’에게 가혹한 권력을 또 보는 건 아닐까.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을 바라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세력은 언제나 간신히 이겼다. 보수든 진보든 ‘박근혜’ 안 되려면 자기성찰과 비판에 열려 있어야 한다.
사상 처음인 ‘야-야 대결’ 구도에서 문재인과 안철수의 정책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이고, 다르다는 안보도 많이 가까워 진 것 같다. 문재인 후보는 지지율 정체 현상을 겪으며 대세론을 위협받고 있고, 안철수 후보는 중도ㆍ보수층이 몰려들어 지지율이 오르며 문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다. 그래서 상대를 향한 비난 공세가 거칠어진다. ‘낙인찍기’ 경쟁이 점점 심해져 ‘진흙탕 대선’이 될까 걱정된다.
두 후보는 ‘조기 대선’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 ‘촛불 민심’은 개혁세력이 중심이 되어 정권을 교체하고, 해묵은 악습을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따라서 차기 정권은 촛불에 담긴 민심을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 나라를 수렁에서 건진 국민들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민주주의 실천 의지를 보여야 한다. 누가 당선되든 국민을 위해 함께하겠다는 자세를 잃어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 대선을 돕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촛불의 시대적 과제를 중심에 놓고 대선 후보들의 수준을 검증해야 한다.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에 그치지 말고 ‘촛불 민심’의 체현을 끊임없이 요구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중앙의 강력한 이익집단(재벌, 민간병원, 보험회사, 각종 전문직 협회 등)을 흉내 내 지역 이권을 차지하려고 선거판에 뛰어드는 적폐들을 가려내야 한다.
정당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당원들의 가치는 일반 유권자보다 중요하다. 그들 가운데서 선량이 나오고, 적폐가 나올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행세하(려)는 사람 가운데 ‘적폐’는 없는지 톺아보자. 선거에 나선 후보는 자신이 집권(당선)하면 세상(지역ㆍ단체)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믿고 싶지만 못 믿을 사람도 많다. 지난겨울 대통령의 거짓말을 밝히고 바로 잡은 것은 촛불(참여)이다. 마찬가지다. 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해야 바로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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