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는 연탄 사용하는 집이 동네 사랑방 되요”
40년 연탄장사로 잔뼈가 굵은 한일연탄 양종환(65ㆍ순창읍 순화) 사장이 요즘 저렴한 연탄이 호응을 받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설명한다.
양 사장은 30~40년 전에는 하루 4000장을 배달했다. 요즈음은 1000장 정도 주문이 들어온다. 사람들의 형편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호남에는 연탄공장이 광주, 전주, 정읍 세군데 뿐이다. 또 군내 연탄배달점은 세군데 인데 한 곳은 배달용 차량이 없다. 연탄사업이 쇠락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탄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주민들이 전기나 기름이 필요한 난방 기구의 사용을 꺼려한다.
양 사장은 군내 11개 읍ㆍ면에 있는 302개 마을 어디라도 연탄이 필요한 곳이면 달려가고 있는데 독거노인들이 몸까지 불편해 연탄 갈기가 쉽지 않아 보일 때는 마음이 아프다. 이런 집에 배달을 할 때는 연탄 사용이 편리하도록 시간과 거리에 상관하지 않고 연탄정리를 하곤 한다. 따뜻한 마음을 아는지 만나는 주민마다 ‘고생한다’는 격려와 위로의 말도 듣는다.
양 사장은 “26세부터 연탄 장사를 시작해 40년이 됐다. 옛날에는 한 장에 20원 했는데 지금은 530원 한다. 세월의 흐름을 연탄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은 그만하라고 만류하는데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이 직업을 버릴 수 없다. 한번 잡은 직업인데다 연탄이 주민들의 몸을 녹이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연탄 배달의 성수기는 9월초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계속된다. 연탄이 필요한 주민은 일반전화 653-2909으로 주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