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볼장에서 야생화처럼 피어오른 배드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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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장에서 야생화처럼 피어오른 배드민턴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1.01.2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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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배드민턴동호회, ‘실내다목적구장 하나 있었으면… ’

연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 저녁. 하나 둘 차량이 정산 소공원 쪽으로 진입한다. 헤드라이트를 켜고 눈길을 헤치며 주차를 하고 들어선 곳은 게이트볼구장. 겨울 저녁에 무슨 게이트볼을 치겠다는 것인지 의아스럽다. 그런데 밖으로 들리는 소리는 게이트볼 소리가 아니라 배드민턴 셔틀콕 소리가 아닌가. 폭설이 내리는 동지섣달 추위에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사람들은 배드민턴동호회 회원들. 지난 8월 결성한 신생 동호회지만 여느 동호회 못지않은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다.

복흥동호회는 총 40여명. 이중 20여명은 몇십년만의 강추위라는 올 겨울에도 개근한 사람들. 나태와 따뜻한 이불과의 싸움에서 편안함을 박차고 배드민턴과의 뜨거운 사랑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올 겨울 아마 하루 이틀 정도 쉬었지 거의 매일 문을 열고 회원들이 땀을 흘렸습니다. 추위는 운동으로, 땀으로 이겨야죠.” 회원들의 기개가 청년들 못지않다.

동호회가 창립된 것은 불과 몇 개월 전이지만 사실은 2∼3년 전부터 운동할만한 마땅한 시설이 없어 고민해왔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게이트볼구장을 배드민턴장으로 활용하는 것. 낮에는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즐기고, 저녁에는 네트를 설치해 배드민턴을 즐긴다.

동호회의 정기모임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이때는 전문 강사의 교습이 이뤄진다. 현재는 주민자치 프로그램의 하나로 운영되면서 강사비는 지원되고 있고, 입회비(평생 5만원)와 월 1만원의 회비는 셔틀콕을 사는 등 회원들을 위해 사용된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생맥주도 한잔한다.

아쉬움도 많다. 장소가 협소한데다 난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코트 비우기를 기다리는 불편함도 감수한다. 난방시설이 없다보니 몇 대의 전기난로에 찬 손을 녹인다. 다행히 올해는 보수공사가 예정돼 여름밤에 하루살이나 모기와의 전쟁은 피할 전망이다.

최경만(49ㆍ농암마을) 동호회 총무는 “농한기가 5개월이 넘다보니 겨울철 운동할 수 있는 다목적구장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운동도 하고 크고 작은 행사도 진행할 수 있는 실내구장은 효용성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선후배간 자연스러운 교류의 장으로 이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회원들도 동호회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강양원(53ㆍ산정마을)씨는 “술 먹는 횟수가 줄고, 주량도 줄어들어 체중이 5∼6킬로그램까지 줄어들었다. 옷을 모두 수선해야 할 판이다.”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박용주(46)ㆍ재현(17) 부자도 둘 다 아랫배가 나왔지만 유연성과 순발력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운동을 쉬었다 일을 하면 뱃살이 부담스러워 숨이 차는데 이렇게 운동을 하면 몸도 가볍고 뱃살도 줄어들어 좋습니다.”

남성회원들은 대부분 체중 감소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기대만큼 다이어트 효과를 보지는 못하지만 생활에 활력이 된다. 정은영(자포마을)씨는 “이렇게 주 4∼5일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즐거움 아니겠냐”고 말하며 “지구력이 좋아지고 튼튼해졌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만족도가 높으면서 열의가 충만한 동호회 있으면 나와 봐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복흥배드민턴동호회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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