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1000명 시대…주거 마련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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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1000명 시대…주거 마련 힘들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6.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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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구하다 지쳐 신축…급히 서둘다 실수도

임시거주지 늘리기 한계…빈집 소유자 배려 필요

집과 농지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귀농인들이 상당수라고 알려졌다. 농촌을 가꿀 젊은이들은 오늘도 집과 농지를 찾아 군내 곳곳을 수소문하고 있다.
지난해 군내 귀농ㆍ귀촌인은 1000명이 넘었다. 올해도 4월까지 약 34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올해 목표는 1500명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작년과 같은 규모의 사람들이 군에 올 것으로 예상된다.
순창군 주택 보급률은 100%가 넘고 수리하지 않고 당장 입주해서 살 만한 집들도 많다. 하지만 귀농인들이 빈집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라 어려운 일이지만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한 귀농인은 “집주인과 얘기가 잘 되다가도 계약할 즈음에는 집을 내주지 않겠다고 해 힘이 빠진 적이 있다. 주변에는 오랫동안 정 붙이고 살려고 사비 들여서 수리까지 했는데 계약기간 끝나자마자 나가라고 해 이사를 했던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귀농인들 가운데는 임대주택을 찾다가 지쳐 아예 집을 짓는 사람들도 있다. 급하면 실수할 확률도 높아진다. 귀농ㆍ귀촌지원센터나 행정에서는 귀농인 교육을 할 때 1~2년 정도 충분히 여유를 갖고 정착할 곳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막상 집을 구하며 느끼는 불안함이 조급을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귀농인들이 집과 농지를 구하는데 애를 먹는 것은 한국인 특유의 집에 대한 애착과 법적 문제가 얽혀있다. 윤은주 친환경농업과 귀농귀촌담당은 “건축물대장이 없는 건물은 빈집수리 지원이 안 된다. 그리고 측량하면 남의 땅 일부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건축물대장이 있는 주택은 소유자가 집을 내놓지 않는 일은 흔하다”며 “발품을 팔아도 안 되는 일이 많아 7~8번 이상 두드려야 열릴까 말까 한다”고 말했다. 은퇴한 뒤 고향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집을 팔거나 임대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부모가 사망해 집이 비어있지만 이 집에서 지냈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자녀들은 낯선 사람의 손길이 미치는 것을 꺼려한다.
반면 주택이나 농지를 임대하려는 사람들은 귀농인(입주 희망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임대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귀농귀촌협회가 다리를 놓아도 마음을 정하도록 하기가 쉽지 않다.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오래된 기피 관념 때문이다. 
군에서는 귀농인들이 임시로 거주할 공간을 늘리기 위해 5년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집 수리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올해 13가구가 이 사업에 선정됐다. 구림면 소득개발시험포에 지은 체재형 가족실습농장에는 올해 첫 입주자가 들어왔다. 그러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윤 담당은 “귀농인들이 일시 거주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행복주택사업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수리가 불가능하고 마을 미관을 저해하는 흉가는 빨리 철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웃과 어울리며 살기 원하는 귀농인들은 마을에 활력이 되곤 한다. 이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토착민의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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