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운ㆍ윤인자 부부 ‘ 금과 내동 아미산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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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운ㆍ윤인자 부부 ‘ 금과 내동 아미산농장’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7.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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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금과 복숭아 여기 있소”

▲김종운ㆍ윤인자 부부가 생산한 복숭아는 비를 맞아도 맛이 좋다. 복숭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다는 부부는 1년 내내 복숭아밭을 가꾼다. 요즘은 새벽 5시면 나와서 복숭아를 따고 있다.

키틴ㆍ젤라틴 활용…살균 뛰어나 당도 높아
귀농 15년차 … “복숭아 만큼은 앞서고 싶어”

지난 1일, 읍내 일품공원에서 열린 촌시장에서 유난히 잘 팔리는 과일이 있었다. 비 맞은 과일은 맛이 없다는 통설을 부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장마철에 나온 과일 구매를 기피하는데 이날 모습은 의외였다. 복숭아 맛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지갑을 열었고 그 소문이 기자에게 들려왔다. 그 주인공은 애초 팔려고 심은 것이 아닌 자두와 새로운 농법으로 복숭아를 재배하는 아미산농원을 운영하는 김종운(66ㆍ금과 내동)ㆍ윤인자(63) 부부다. 금과면 아미산 자락에서 15년째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는 김 씨 부부는 도시에서 살다 우연한 기회로 순창에 정착했다. 농사경력이 15년이니 이제는 귀농인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인 김 씨는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는데 광주에서 40년가량 살았으니 광주가 고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덤프트럭 운전을 10년 했는데 벌이가 넉넉하지 않아 과일 장사를 했다. 과일 장사를 하면서 복숭아에 매력을 느껴 푹 빠져있던 때, 우연히 생활정보지에 지금 농장이 매물로 나온 걸 봤다. 어린 복숭아나무가 심어진 땅을 가을에 사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 부부는 농장을 구입하고 3년 동안은 광주에서 출퇴근하며 농사를 짓다가 복숭아를 수확하기 시작하면서 금과 농원에 정착했다. 아미산농원은 금과전원마을 바로 옆에 위치해  금과면 소재지가 한 눈에 보이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김 씨는 “지금은 나무가 커서 가리는데 나무가 어릴 때에는 전망이 아주 좋아 부인과 한참을 구경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복숭아 농사는 생각보다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부부는 자신에게 농장을 판 농민으로부터 복숭아 재배기술을 전수받았다. 흔히 겨울을 농한기라고 하지만 부부에게 겨울은 아주 중요한 시기다. 김 씨는 “겨울 방재가 복숭아 농사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황합제나 기계부유제, 석회보르도액 등 방재를 철저히 해야 병충해의 절반은 잡는다. 갈색날개매미충도 겨울방재를 잘 해야 부화하지 않는다. 산에서 부화한 매미충이 날아와 피해를 입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겨울에 5000평 규모 농장의 과일나무 전지작업을 하니 부부는 1년 내내 쉴 틈이 없다.

올해 김 씨 부부는 복숭아에 새로운 방재방법을 적용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키틴과 젤라틴을 활용한 농법(GCM 농법)으로 병해를 줄이고 비가 와도 당도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장마철에 딴 복숭아가 촌시장에서 잘 팔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게 껍질에서 나온 미생물을 추출해 배양한 뒤 발효시킨 용액을 물과 섞어 뿌리고 있다. 발효액과 물의 혼합비율이 2:3이라 작업횟수가 많긴 하지만 살균효과가 있어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하나님하고 소통이 안 돼 약제 뿌릴 시기에 비가 오면 굉장히 힘들다”며 농담을 던졌다. 기자가 농장에 방문한 날,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농산물 우수관리제(GAP) 점검을 위해 표본을 추출해갔다.
농장에서 생산되는 복숭아는 10가지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품종은 경봉이다. 김 씨는 “지금 나오는 품종은 가나암으로 당도는 좋은데 물러서 비품도 많다. 경봉은 단단하고 맛이 좋아 호남사람들은 최고로 쳐준다. 비품도 없어서 못 팔정도다. 그 뒤로 나오는 게 황도다. 품종별로 수확시기가 달라 우리는 6월20일부터 9월10일까지 석 달 동안을 수확기로 지낸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우수관리제(GAP) 인증을 받은 부부의 복숭아는 선별을 거쳐 요즘 남원 산지유통센터(APC)로 집중 출하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광주에 냈지만 장마철에 시세가 뚝 떨어져 조금 더 값을 쳐주는 곳으로 간다. 복숭아는 수박과 함께 피서철 특수를 누리는 대표작목 중 하나다. 이곳 복숭아 생산량은 연 1만 상자(2.5kg 규격) 이상이어서 상자당 1000원 차이면 1000만원 이상의 큰 차이를 낳는다. 김 씨는 작년보다 30%이상 값이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부부가 자두 재배를 시작한 이유는 복숭아를 보호하려는 목적이었다. 조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복숭아 대신 자두를 먹으라고 한 것이다. 아미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방풍림 역할을 하기에도 자두나무는 괜찮았다. 의도는 좋았는데 효과가 얼마나 컸는지는 부부도 반신반의한다. 그런데 이 자두가 사람들한테 인기를 얻어 최근까지 잘 나갔다고 한다. 그렇지만 부부의 관심은 온통 복숭아에 집중돼있다.
김 씨는 요즘 자신에게 밭을 팔고 복숭아 농사를 가르쳐준 전 농장주와 재배기술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한편 복숭아농사를 갓 시작한 농민들에게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귀농 대선배인 그는 “귀농하면 지역 주민과의 유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조금만 양보하면 다 어우러지고, 배우면서 조금만 베풀면 융합될 수 있다”며 초기 귀농인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복숭아만큼은 군내 일인자가 되고 싶다는 김 씨는 금과 복숭아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그는 “금과 복숭아가 광주에 가면 1등 시세를 받는다. 화순이 물량은 많아도 맛과 품질은 금과가 더 좋다. 지역에서 나는 맛좋은 복숭아를 군민들이 많이 소비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부가 정성껏 수확한 복숭아는 장마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아 선물용으로도 제격이었다. 금과면(金果面)이 왜 금과면인지 상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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