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42)/ 맨얼굴은 민얼굴ㆍ민낯으로 써야
상태바
아어우리말(42)/ 맨얼굴은 민얼굴ㆍ민낯으로 써야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7.07.19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맨’은 ‘다른 것이 없는’
‘민’은 ‘꾸미거나 덧붙인 것이 없는’

‘맨얼굴이 더 예쁜 피부미인’ 외모지상주의 사회, 요즘 어딜 가든 쉽게 접할 수 있는 피부과병원 광고문구 가운데 하나다.
여기서 ‘맨얼굴’은 ‘민얼굴, 민낯’으로 고쳐야 맞다. “어떤 엄마들은 늘 짙은 화장을 합니다. 잠을 자거나 아침에 막 깨어났을 때가 아니면 맨얼굴 보기도 어렵지요. 또 어떤 엄마들은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민낯으로 다닙니다. 민낯이 더 진실해 보입니다”처럼 민얼굴, 민낯은 꾸미지 않은 얼굴,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뜻한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사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나 “대국 자처하는 중국의 민낯…밖으론 관광보복ㆍ안으론 인터넷 검열”처럼 사전적 의미를 뛰어넘어 어떤 사람이나 조직의 실체를 비유적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데 맨얼굴이 민얼굴보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맨주먹, 맨손, 맨눈, 맨땅, 맨살, 맨몸 등과 같이 평상시 흔히 쓰는 말들과 비슷한 뜻과 말꼴이기 때문에 서로 혼동하기 쉽다.
‘맨’은 ‘다른 것이 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뭔가를 갖추지 않은 상태를 나타낸다. ‘맨주먹’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빈주먹으로 ‘맨손 신화’는 맨주먹으로 일군 기적처럼 좋은 배경이나 주변의 도움 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업인들을 설명할 때 많이 쓰인다. 반면에 ‘민’은 원래의 것을 돋보이게 하는데 필요한 것이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다른 것에는 있는 것이 없음을 나타내는, 즉 꾸미거나 덧붙인 것이 없을 때 사용되는 접두사다.
‘꾸미지 않은 얼굴’의 뜻 ‘민얼굴’, ‘껍데기집이 없는 달팽이’인 ‘민달팽이’, ‘꾸미지 않은’을 의미하는 ‘민짜’ 그리고  ‘아무 무늬가 없음’의 ‘민무늬’ 등 다양한 형태로 쓸 수 있다. 여름철 즐겨 입는 소매 없는 옷을 일컬을 때 흔히 ‘나시’라고들 하는데 ‘나시’ 대신 ‘민소매’로 고쳐 쓰는 것이 좋다. ‘나시’는 일본말 ‘소데나시’에서 유래한 외래어로 ‘민소매’와 함께 많이 쓰이는 말이다. 앞서 말한 ‘민얼굴’이나 ‘민무늬’ 외에도 민가락지, 민돗자리, 민저고리 등 보통의 명사에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라는 의미를 불어넣어 우리의 언어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접두사 ‘민’은 ‘화려한 장식이나 꾸밈’의 피로감을 덜어줘 조금은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