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군목 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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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군목 다슬기
  • 류기혁 전 교육원장
  • 승인 2017.07.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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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류기혁 전) 전북공무원교육원 원장/ 전라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섬진강 부근에 다슬기를 요리해서 파는 곳은 대부분 장군목 다슬기라고 한다. 그것을 그대로 믿지는 않지만 장군목 다슬기가 맛이 좋고 물이 맑아서 그러지 않나 생각해 본다.
최근까지 장구목과 장군목이 혼용 되었지만 군에서 장군목이라고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다슬기는 방언이 많아 춘천 지방에서는 달팽이라 부르고 골뱅이, 물골뱅이, 고동, 고딩이, 민물고동, 대사리, 대수리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부른다. 다슬기는 수원, 안양 등 서울 근방에서 불리던 이름을 표준말로 사용한다.
다슬기는 구름 낀 날이나 해거름에 주로 잡는다. 볕드는 대낮에는 돌 밑에 기어들어가 옴짝달싹 않으나 밖이 어둑하면 기어 나와 돌에 붙어 노닐면서 연체동물만 가지고 있는 ‘치설’ 이라는 혓바닥으로 돌바닥의 이끼를 핥아먹는다. 그리고 근육이 강하고 넓은 발로 붙어 있어 손으로 떼는데 힘이 든다. 물이 빠른 곳에서 사는 것은 구슬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물 흐름이 느린 곳에는 길쭉하며 껍질이 매끈하여 지역과 장소에 따라 하나같이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다슬기는 암수딴몸이라 암수가 교미를 하여 암놈 몸에서 수정이 되고 알주머니 속에서 발생하고 커서 말랑말랑한 껍질 가진 새끼가 되어 나오는 난태생 동물이다. 그런데 모든 다슬기가 난태생을 하지 않고 물살이 센 곳에 사는 염주다슬기나 구슬알다슬기는 알을 낳는 난생으로 암놈이 돌에 알을 낳아 붙이면 수놈이 정자를 흩뿌려 수정시킨다. 왜 교미를 하지 않고 체외수정을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교미하다가 급류에 쓸려 내려갈 수 있어 환경에 적응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탄산칼슘이 든 껍질을 가진 새끼가 큰 것 한 마리에 7000개가 들어있어 골다공증에 좋을 것이다. 육지의 강이나, 제주도나 울릉도 섬까지 퍼져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9종이 보고되고 있다. 가장 흔한 종이 곳체다슬기로 껍질에 굵은 주름이 많고 길며 크다.
다슬기가 맑은 물에만 사는 것이 아니다. 너무 맑은 물에는 먹이인 이끼가 없기 때문에 살지 못한다. 패류를 가지고 강이나 호수의 오염정도의 가늠자 쓸 수 있다. 가장 맑은 물에 재첩이 살고 다음으로 다슬기, 물달팽이, 왼돌이물달팽이 순으로 산다. 왼돌이달팽이는 시궁창에서도 거뜬히 지낸다. 만물이 제자리가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낙동강하류의 재첩을 잡아 아침 골목에 외치며 팔던 재첩국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오염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슬기와 유사한 갯고동은 껍질이 단단하고 훨씬 맛이 좋다. 조개나 생선이 모두 바다 것이 맛이 좋다. 이는 바닷물의 농도가 민물보다 높아 생물들이 높은 농도의 아미노산을 가지게 되는 생리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다슬기가 많은 곳에는 반디불이가 많아 밤하늘을 밝히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섬진강은 좋은 자원을 가지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슬기를 채취할 수 있는 어업권을 일부 사람에게 허가함으로써 작은 다슬기까지 그물로 훑어가는 현상을 매일 보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극히 일부사람에게 돌아가는 특혜보다 다수에게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채취업자나 주변 주민들까지 소득이 돌아가는 다슬기 잡는 체험행사, 섬진강 영화제, 강과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별 관측 체험행사, 계단논 밭둑걷기 등을 생각해 본다.
*권오길 교수의 ‘생물의 죽살이’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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