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광우병 발생…정부 대응 ‘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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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광우병 발생…정부 대응 ‘방기’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8.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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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적절치 않아” 수입 중단조치 안 해

전문가들 “지극히 위험 … 인간에게 전염 가능”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이 전 세계에 보도되는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생산자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수입중단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각) 앨라배마의 한 암소에서 광우병(소해면상뇌증, BSE)이 확인됐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이에 농림식품부는 20일 오후 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미국의 광우병 발생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농림식품부가 개최한 이 자리에는 소비자, 생산자 단체와 학계 등 전문가들이 모였다. 농림식품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생산자단체는 검사비율 상향과 수입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학계 및 전문가 참석자들은 “미국 광우병의 위험도와 소비자 안전 등을 감안해 그에 비례하는 수준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금번 미국의 광우병(BSE)은 비정형으로서 정형과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으로 생산자단체가 주장한 검사 비율 상향 조정이나 수입중단 등의 조치는 현재로서는 과학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농림식품부는 이에 따라 현물의 30%를 검사하는 검역강화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대응을 두고 많은 축산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6일 한살림이 주최한 ‘미국 다섯 번째 광우병 발생 사태에 대한 전문가ㆍ기자 설명회’에서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정부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비정형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정형 광우병이 정형 광우병에 비해 역학적으로 위험성이 낮다고 말하지 않는다. 비정형 광우병의 두 가지 유형중 이번에 발견된 엘 타입(L-BSE)이 지극히 위험하다는 곳은 이미 학계에서 확인된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광우병이 발생하면 공식 역학조사가 끝날 때까지 수입중단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식적인 역학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우리 정부가 나서서 안전하다고 말하는 태도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우석균 건강과대안 부대표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다른 에이치(H)타입과 엘(L)타입을 묶어 ‘비정형 광우병’이라고 부른다. 국제수역사무국(OIE)과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리온 질환(광우병)에 의한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려고 엄격한 기준을 세워놓고 있다. 프리온 질환에 걸린 환자의 수술에 사용된 의료도구는 곧장 폐기토록 할 정도다. 이것은 “정형ㆍ비정형에 관계없이 위함하기는 매한가지라는 의미”라며 “비정형 광우병의 엘 타입은 마우스, 햄스터, 양, 소, 형질변경 마우스, 영장류로의 감염이 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확인됐다. 섭취를 통한 소에서 소로의 감염도 확인됐다. 이는 엘 타입 비정형 광우병이 인간에게 감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광우병의 인체 전염 가능성은 지난 2008년 한 방송에 의해 증명되고 사례가 알려졌었다. 농림식품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종합적이고 과학에 근거한 객관적인 판단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는데 ‘적절한 조치’는 사실상 미국의 입장을 따라 진행된다는 비판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소비자는 “수입 쇠고기 가격이 싸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우는 이력제로 관리해서 믿을 수 있지만 수입산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많이 모른다”며 쇠고기 안전성 관리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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