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치유통법인, 농산물 대금 미지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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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치유통법인, 농산물 대금 미지급 ‘논란’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8.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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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ㆍ쌍치 주민들, “농산물 내고 대금 못 받아”

복흥 오미자 농가 28명, 1억원 피해 주장 ‘고소’
업체 대표, 대금 미루다 “품질 안 좋아 돈 못줘”

복흥ㆍ쌍치면 주민 다수가 한 업체에 판 농산물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업체 대표는 대금지급을 미루다가 농산물 품질을 따지며 돈을 다 못주겠다고 버티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복흥면 주민들은 단체로 고소장을 내며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문제가 된 사업장은 쌍치농산물유통영농조합법인이다. 이 업체는 최근 수년 동안 복흥과 쌍치면 지역에서 오미자, 복분자, 아로니아, 두릅 등 농산물을 수매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을 해왔다. 그런데 농민들과 당초 계약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피해가 큰 곳은 복흥면이다. 오미자를 생산해 이 업체에 넘긴 복흥면 농가들은 작년 대금을 최근까지 받지 못했다. 이에 농가들은 수차례 이 영농조합 대표에게 대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급기야 복흥면 농가 28명은 지난 6월 영농조합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복흥면 농가들은 약 1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소송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배수영 씨는 “영농조합 대표가 원래 올해 2월28일까지 정산해주기로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몇 번 협의하다가 안 돼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배 씨는 복흥면 농민들과 이 영농조합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며 변 대표와 동업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 씨는 농민들이 대금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소송업무를 대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농조합 대표는 농민들이 가져온 농산물의 품질을 문제 삼으며 더 이상 줄 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복흥면에서 재작년에 오미자를 받아 손해가 났다. 작년에는 안 받으려고 하다가 사람들이 품질을 보장하겠다기에 받았는데 물러 터졌다. 택배용으로 내주기로 했으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냐. 올해 내가 지급하지 못한 돈은 봄에 받은 두릅 값 외에는 없다. 두릅값도 7월 중 다 해결한다”며 “복분자는 농가가 농협에 주고 넘칠 때 가져오는데 품질이 안 좋아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는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3자 대면을 추진한 적이 있다. 이 때 7월 말일까지 정산해주기로 했는데 8월인데 아직 이행하지 않았다. 소송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한 분은 1000만원 넘게 피해금액이 커서 순창군법원에 약식재판을 해 기한 내 갚으라는 강제이행 판결을 받아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이첩할 때 형사 처리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처음 거래할 때는 1주일씩 결재하기로 하고 돈을 주더니 나중에는 물건이 안 좋다며 안 줬다. 물건이 안 좋으면 현장에서 반품을 하거나 가격을 조정했어야지 이제 와서 물건 핑계를 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법인에 농산물을 내고 돈을 못 받았다는 사람들 가운데 쌍치면 주민들은 고소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70세 이상 노인들이며 저마다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 주민은 “올봄에 두릅을 낸 사람들이 돈을 전부 못 받았다. 그래서 돈을 달라고 하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는 전화도 안 받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예를 들어 1080만원어치 농산물을 내면 1000만원만 주고 80만원은 품질을 문제 삼으며 안주고는 다 줬다는 식이다. 돈을 안줘서 아들과 같이 가서 받으려고 했는데 거기서 싸움이 났다. 처음에는 돈을 주며 사주니 다들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집안에서는 절대 이 영농법인에 물건을 주지 말라고 얘기됐다. 70~80세 된 사람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그렇게 떼먹는 것은 못할 짓”이라며 분개했다. 영농조합 대표는 이 주민의 아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다.
이 영농조합의 사업량이나 정황상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들의 농산물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영농법인에는 다수의 직원이 일하고 있고 쌍치면에서 나고 자란 영농법인 대표는 쌍치면민회 임원을 맡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그는 주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고 억울하다며 “어찌 됐건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내 책임이 크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이첩할 계획이라고 했다. 배수영 씨는 “우리는 받을 돈만 받으면 된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농산물을 냈는데 이 사건 때문에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모두 무너졌다. 그 피해를 어떻게 돈으로 보상받냐”며 가슴을 쳤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이 영농법인의 건물과 시설에 대한 보조금을 들추며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배 씨를 포함한 주민들과 군 공무원은 “보조금을 받은 사업장이면 다른 곳보다 더 투명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해야 한다. 이렇게 문제가 될 사업장에 보조금을 주면 안 된다. 보조금을 받은 개인과 법인 누구나 윤리경영은 당연한 의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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