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보물여행(24) 600년 유교문화를 지켜 온 순창 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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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보물여행(24) 600년 유교문화를 지켜 온 순창 향교
  • 김태현 해설사
  • 승인 2017.08.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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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순창보물여행’

 

▲600년 유교 문화를 지켜 온 순창향교 대성전 전경. 사진 순창군청 누리집.

 

정면 7칸ㆍ측면 2칸…규모 큰 명륜당
수ㆍ암컷 은행나무 우뚝, 특이한 향교
연말까지 매주 토ㆍ일에 전통놀이체험

오늘은 군청 맞은 편 경천 변에 자리하고 있는, 600년 유교문화를 꿋꿋이 지켜온 순창향교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조선 시대에 최고 교육기관으로는 한양에 성균관이 있으며, 지방 단위에는 향교가 있었습니다. 향교는 일종의 공립고등학교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이에 대척되는 개념으로 사립고등학교인 서원은 조선 중기부터 세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순창에는 충신 권효를 기려 후손들이 1800년에 세운 남산서원, 설공검, 설인검, 조원길 등을 모신 무이서원 및 어암서원, 지계서원, 화산서원 등이 있었으나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대개 철폐되었고, 조선시대 이후에 세워진 서원도 현재는 관리가 잘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나, 기정진 기우만 등을 기려 1971년 세운 팔덕면 용산리의 무양서원과 읍내에 위치한 순창향교가 그나마 보전되어 있어 참 다행입니다.
순창향교는 최초 설립연도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413년(태종 1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후 낙뢰로 인한 파괴, 한국전쟁 등으로 이전과 재건을 거쳐 1975년 최종 보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천1로에서 향교로 꺾어지는 길목에 세워져 있는 홍살문은 성스러운 장소로 들어가는 표지이므로 홍살문에 들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향교의 정문인 외삼문 앞에 서면 옥천유문(玉泉儒門)이라 쓰여 있는 중앙 현판을 볼 수 있고 중앙 대문과 좌우의 작은 문이 있습니다. 중앙 대문은 돌아가신 선현 또는 죽은 자을 위한 문이므로 살아있는 이들은 반드시 오른쪽 문을 통해 들어가고 나올 때는 나오는 방향의 오른편 문(들어올 때와 반대방향 문)을 통해 나와야 합니다. 외삼문을 지나면 오른편에 정면 7칸(좌우의 한 칸 씩은 1970년 보수공사 때 방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측면 2칸의 명륜당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 향교에 비하면 꽤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명륜당은 학문을 연구하고 강학하는 강의실(또는 강당)로 보시면 되고요, 명륜당 앞 좌우편에 동재 서재라는 기숙사가 있습니다. 향교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지역 최고 교육기관 역할과 함께 공자와 유교의 여러 성현을 모시며 기리는 제사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륜당의 맞은편에 향교의 또 다른 주요 건물인 대성전이 있고 이 건물 안에 바로 중국의 5성인과 10철, 송조 6현 및 조선 18현인이 배양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5성인은 공자, 맹자, 자사, 안자, 증자이고 대한민국의 18현인은 최치원, 설총, 안향, 정몽주, 정여장, 김굉필, 이언적, 조광조, 이황, 성혼, 이이, 조헌, 김장생, 송시열, 김집, 박세채, 송준길과 함께 순창과 인연이 깊은 하서 김인후 선생입니다. 매년 봄과 가을에 석전제례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순창향교에서 전통놀이인 비석치기를 배우고 체험하는 아이들.


인종의 세자시절 스승이었으며 성리학의 거두였던 하서 김인후 선생의 발자취는 순창의 이곳저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노년 시절 낙향하여 정철 등의 제자를 길러낸 훈몽재가 있으며 하서 선생의 15대 손이 가인 김병로 선생입니다.
명륜당에서 대성전으로 들어가려면 내삼문을 통과해야하는데 내삼문도 세 개의 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출입방법은 외삼문과 동일합니다. 대개의 향교에는 벌레가 꼬이지 않은 은행나무 그 중 수컷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 59호인 성균관 명륜당 앞의 은행나무는 <성균관 스캔들> 등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었고, <구르미 그린 달빛> 드라마에서는 전주 향교 은행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순창향교 내삼문 왼편에는 약 400여년 된 수컷 은행나무가 있지만 오른편에는 특이하게도 은행이 열리는 암컷 은행나무가 있는데 제 생각엔 다른 많은 향교와 순창향교가 다른 점이 바로 이 암컷 은행나무입니다.
순창향교는 예전에는 입신양명을 꿈꾸며 학문에 매진하였던 많은 순창 선비들에게는 이상향 같은 곳이었겠지만 지금 저와 같은 현대인들에게는 치열한 학문의 토론은 아득히 사라져 버린 단지 평화로운 공원 같은 휴식처로 느껴집니다. 곧 노란 은행잎들이 수북이 쌓일 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타임머신과 같은 장소인 우리 향교의 명륜당 툇마루에 앉아 600년의 역사가 주는 위안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봅니다. 또한 올해 12월 달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화가투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도 한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참 좋은 순창향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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