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45)/ 틀리기 쉬운 동사의 기본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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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45)/ 틀리기 쉬운 동사의 기본형들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7.08.3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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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김치는 ‘담그고’ 문은 ‘잠그고’
선거는 ‘치르고’ 몸은 ‘추스르고’

“어제 쭈그리고 앉아 김치 담궜는데, 무릎 아픈 데가 도졌는지 지금 몸도 못 추수르고 있어”, “선거를 치루다보면 캠프 내외부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치르게 된다. 그렇게 외부에 계신 분들이라고 해서 모두 비선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기본이 바로서야 결과가 좋은 법이다. 우리말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사의 기본형을 잘못 알고 있으면 그다음 활용형들은 줄줄이 맞춤법에 어긋나게 된다.
먼저 김치는 담구는 것이 아니라 담그는 것이다. 기본형이 ‘담그다’이므로 예문의 ‘담궜는데’는 ‘담갔는데’로 고쳐 써야 맞다. ‘잠그다’도 마찬가지다. 흔히 “문은 잠갔어?”를 “문은 잠궜어?”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문은 잠그는 것이고 ‘잠갔다’가 바른 표현이다. ‘담그다’와 ‘잠그다’의 어간 ‘담그-’, ‘잠그-’ 뒤에 어미 ‘-아/-아서’가 붙으면 ‘담가/담가서’, ‘잠가/잠가서’와 같이 활용된다. 따라서 “김치 담가요, 김치 담가서 갈게”, “문 꼭 잠가라, 숙소 문을 잠가서 이제 못 들어가요”로 쓰인다.
이와 비슷하게 틀리기 쉬운 말로 ‘추스르다’가 있다. ‘추스르다’는 몸을 가누어 움직이다(몸이 아파 몸도 못 추스르고 있다), 추어올려 잘 다루다(업고 있던 아이를 추스르다, 바지춤을 추스르다), 일이나 생각 따위를 잘 수습해 처리하다(마음을 추슬렀다, 이번 사태를 잘 추슬러야 한다)란 뜻을 갖고 있다.
따라서 몸은 ‘추수르는’ 것이 아니라 ‘추스르는’ 것이다. ‘추스르다’는 추스르고, 추스르니, 추슬러 등으로 활용된다. 간혹 ‘추스리고, 추수리고’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모두 ‘추스르고’를 잘못 사용한 경우다.
그렇다면 선거는 어떨까?
같은 이유로 선거는 치루는 것이 아니라 치르는 것이 맞다. ‘치르다’는 ‘~에게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계약금을 치르다), 무슨 일을 겪어 내다(결혼식을 치르다, 곤욕을 치르다), 아침ㆍ점심 따위를 먹다(아침을 치르고 집을 나섰다)’의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로 ‘시험을 치루다, 잔금을 치루다, 손님을 치루다, 대가를 치루다’ 등 잘못됐지만 익숙한 표현들이 많은 것 같다. 모두 기본형을 잘못 알고 쓴 경우다. ‘치루다’가 아닌 ‘치르다’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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