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산 깎을 만큼 절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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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산 깎을 만큼 절박한가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9.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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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 대체할 전력공급원을 찾자며 대안 발전이 뜨기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다. 계산기에 쓰이던 태양전지가 밖으로 나왔고 거대한 풍차가 돌기 시작했으며 쓰레기를 태우거나 지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곳도 생겨났다. 여전히 화석연료는 세계에서 사용되는 가장 보편적인 전력공급원인데 그 자리를 대체하자며 ‘친환경 발전소’가 증가하는 속도가 무섭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그동안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국가기반시설로도 지정된 화력ㆍ수력ㆍ핵 발전소 일색의 전기생산 체계에 흠집을 냈다. 군내 곳곳에도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왔다. 앞으로도 더 들어올 것이고 보편적 전기생산수단이 될 것이다. 핵발전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단가가 비싸지지만 태양광은 더 내려간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에서는 이미, 운영에 필요한 모든 전기를 태양광 발전 전기로 쓰고 있고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도 배터리공장 전체를 전부 패널로 덮어 그 전기로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태양광 발전시설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농촌에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기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농촌을 눈여겨봤다. 농촌의 낮은 땅값과 저리융자, 높은 수익성이 더해져 괴물을 만들어냈다. 나무를 베어내고 농지를 파헤치며 들어온 ‘친환경 발전소’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그것이 어찌 친환경 발전이냐는 말이다.
당초 사람들이 기대한 태양광발전의 참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주택과 축사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패널은 더운 여름에 아주 효율적이다. 전기를 만들어 축사선풍기는 물론 가정용으로 쓰기에 적합했고 부수적으로 생긴 그늘은 열을 차단해 단열효과도 제공했다. 땅으로 내려오면 혹시나 그 그늘에 인삼을 심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녹음이 우거진 들과 산이 농촌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농촌의 미관에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태양광은 이제 골칫거리가 돼가고 있다.
위성사진이 아직 갱신되지 않아서일까? 지도에서 확인한 순창의 모습은 아직 태양광 발전시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역을 다니다보면 곳곳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와 셀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 시설의 도입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논란이 된 지역은 금과면, 쌍치면, 복흥면 등인데 앞으로 얼마나 많아질지 모르겠다. 몇 년 후 하늘에서 보면 왠지 까만색 격자무늬가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돈이 된다. 하지만 남한 전체 면적을 덮어도 핵발전소 한 개만 못해 효율은 낮다. 정부와 개발자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널공급을 권장했던 것은 집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전기를 아낄 수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보고 실천해보자는 교육적 의미가 컸기 때문이다.
농촌에서는 이제 친환경과 싸우게 됐다. 태양광은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발전단가는 저렴한 대신 사회적 갈등비용이 커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바다에 띄워서 발전하면 훨씬 효과도 좋을 텐데 굳이 산을 깎아서 만들어야 할 만큼 절박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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