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귀조/ 온전하게 돌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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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귀조/ 온전하게 돌려 와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7.10.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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完 완전할 완 璧 구슬 벽 歸 돌아갈 귀 趙 나라 조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63

사마천(司馬遷)의《사기ㆍ염파인상여열전(史記ㆍ廉頗藺相如列傳)》에 나온다. 상여왈, 성불입, 신청완벽귀조(相如曰, 城不入, 臣請完璧歸趙) : 상여 왈, ‘성을 안 주시려면 구슬을 완전하게 조나라로 갖고 돌아가게 해주시오.’

전국(戰國, BC475-BC221)시대 조(趙)나라 왕이 당시 매우 유명하고 귀한 화씨벽(和氏璧)을 갖고 있었다. 이를 욕심낸 진(秦)나라 왕이 화씨벽과 진나라의 15개 성(城)을 맞바꾸자고 제안하였다. 조왕이 난감하게 되었다.
“만약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군대를 보내 우리를 칠 것이 뻔하고, 받아들일 경우 진왕이 신의를 버리고 성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신하들이 인상여(藺相如)라면 좋은 방도를 내 놓을 것이라고들 말하므로 왕이 인상여를 불러 방책을 물었다.
“그대는 이일을 어찌 해결해야 할 것인지 의견을 말해 보게.”
“참으로 난감한 일이긴 합니다만 방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저에게 화씨벽을 갖고 가도록 윤허해 주십시오. 진왕이 15개 성의 지도를 주면 화씨벽을 주겠으나, 아니면 화씨벽을 그대로 가져 오겠습니다.”
인상여가 진나라에 도착하여 화씨벽을 내 놓았다. 진왕이 너무 기뻐하며 한참을 구경하며 만지더니 주위에 있는 시녀들과 신하들에게도 만지게 하였다. 그런데 모두들 이 귀한 물건을 함부로 다루면서도 정작 인상여에게는 수고했다는 일언반구가 없었다. 인상여는 진왕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임을 직감하고 앞으로 나갔다.
“대왕이시여, 이 구슬에 한 가지 결점이 있는데 알려드려도 되겠습니까.”
호기심이 일은 왕이 전혀 의심하지 않고 화씨벽을 돌려주었다. 인상여가 갑자기 몇 발자국 뒤로 물러 큰 기둥에 기대어 서 큰소리로 외쳤다.
“당초 우리는 대왕께서 화씨벽을 속임수를 쓸까 걱정이 되면서도 대국이 이 한 개의 돌덩이를 놓고 품격과 위엄을 훼손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반신반의한 가운데 저는 양국의 우호를 위해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이 귀한 화씨벽을 들고 이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대왕의 주위에 있는 신하들과 시녀들이 귀한 물건을 함부로 다루고 우리들에게도 인사말 한마디도 건네주는 성의를 보여주지 않으니 화씨벽을 도로 가져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만약 대왕이 저를 강박하신다면 제 머리와 이 화씨벽이 함께 기둥에 부딪쳐 제 머리도 깨지고 화씨벽도 산산조각이 날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인상여는 바로 화씨벽과 자신의 머리를 기둥에 부딪치려고 다가갔다. 왕이 놀래 손을 내저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아닐세! 화씨벽이 너무 좋고 귀해서 보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그만 실례를 했구려. 약속대로 15개 성을 넘길 것이니 그대는 걱정하지 말게.”
“좋습니다. 이 귀한 물건을 가지시려면 우선 5일간 제계하시고 인수인계의식을 장중히 거행하셔야 합니다.”
인상여는 즉시 수행원 중 발 빠른 사람을 뽑아 허름한 옷을 입힌 후 화씨벽을 몰래 지니게 하여 귀국시켰다. 닷새 후 빈손으로 들어오는 인상여를 본 진왕이 깜짝 놀라며 불같이 화를 내었다.
“대왕이시여,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실은 제가 화씨벽을 이미 조나라에 되돌려 보냈습니다. 만약 왕께서 성의가 있으시다면 먼저 15개 성을 떼어주십시오. 국력이 약한 저희가 어찌 화씨벽을 보내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분이 치민 진왕은 인상여를 당장에 처형하고 싶었으나, 돌멩이 하나를 놓고 대국의 체면을 훼손하고 양국간 우호관계를 나쁘게 할 것까지는 없어 그냥 외교적 예의로 접대하고는 조나라에 돌려보냈다. 그 후 진나라가 15개 성을 보내지 않았으므로 ‘약속’ 은 흐지부지하여 없던 일이 되었다.
이 고사를 통해 ‘흠과 결점이 없이 완전한 물건을 아무런 훼손이나 문제없이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 주다’는 의미의 성어가 생겼다. 유사한 성어로 ‘사명을 욕되지 않게 완성하다. 욕되지 않게 사명을 완수하다’는 의미로 불욕사명(不辱使命)이 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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