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울타리 안에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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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울타리 안에서 ‘행복’
  • 윤미심 회원
  • 승인 2017.11.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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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사랑’ 가득한 ‘사회’되길

아무 연고 없이 이곳 순창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6년째가 되었다. 나의 듬직한 아들이 여섯 살 때, 어여쁜 딸이 세 살 때까지, 읍내 아파트에서 지내다 이곳 면단위 작은 마을로 이사를 온 건 작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였다.
아이들이 흙을 밟으며 자연을 벗 삼아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마당 한편에 텃밭을 마련해 구슬땀 흘리는 수확의 기쁨도 맛보게 해주고, 강아지ㆍ닭ㆍ고양이들을 사랑스럽게 돌보며 동물을 사랑하는 법도 알게 해주고, 무더운 여름엔 마당에서 시원한 물놀이도 맘껏 즐기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엔 눈 벽돌을 만들어 커다란 이글루(에스키모의 집)와 눈사람도 만들고, 재 너머(언덕)에서 이웃집 아이들과 신나게 눈썰매도 타고… 이렇게 자연과 친구가 되어 지내오니 벌써 아들은 6학년, 딸은 3학년이 되었다.
며칠 전 저녁 식사를 한 후 우리 가족은 소화도 시킬 겸 달밤 산책길에 나섰다. 구불구불 새로 단장한 돌담 골목길을 지나 큰 도로에 도착하면 넓디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이날은 우리 가족에게 정말 행운이었다. 여름이 아닌 가을에 꽁무니에 초록빛을 환히 밝히며 나르는 반딧불이를 보다니~^^. 새삼 우리 가족이 오염되지 않는 맑고 깨끗한 곳에서 잘 생활하고 있구나 하고 흐뭇했다. 논길을 가로지르자마자 피부에 닿는 가을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들녘 가을 냄새도, 귓가에 들려오는 작은 풀벌레 소리도 참 정겹기만 했다. 넷이 나란히 걸으며,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꽃을 피우며, 새까만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자리 찾기도 하고, 돌아오며 마을 입구 가로등 아래에서 그림자밟기 놀이를 하며 깔깔거리며 웃는 아이들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예쁜지…
남편과 나는 산책을 나올 때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남편이 더 자주 하는) “아~!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 이렇게 매일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느끼며 살 수 있고, 또 토끼 같은 사랑스런 아들딸이 있잖아.” 맞다. 우리 부부에게 그리고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라는 보금자리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남편에게, 아들딸에게, 친정 부모님께, 지금은 돌아가셔 계시지 않지만 시부모님께도 역시.
이번에 읽은 책 속 아이에게 따뜻한 가족을 선물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홀리스 우즈”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성도, 이름도 몰라서 버려진 곳의 지명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여러 위탁 가정을 거치면서, 그저 거칠고 버릇없는 사고뭉치로만 여기는 어른들로 인해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가버린 홀리스의 상처는 점점 더 깊어만 간다.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서툴기만 한 홀리스. 그 아이를 편견 없이 보며, 아이의 아픔을 이해하고, 따뜻하고 진지하며 예술가적 재능(그리기)이 있음을 알아봐 준 사람들은 리건 가족과 조시 아줌마였다. 그러나 홀리스는 또다시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리건 가족으로부터 도망을 치고 만다. 자신은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갈등만 불러올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홀리스는 예술에 대한 열정을 공유한 미술선생님으로 활동했던 조시 아줌마의 집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홀리스는 차츰 마음을 열고 가족의 의미를 배워가지만, 안타깝게도 치매에 걸린 아줌마의 증상이 악화되어 간다.
리건 가족과 조시 아줌마와 함께 한 시간들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나타나는 이야기의 흐름은 과연 어떻게 될지 마음 졸이게 하며 마지막장까지 긴장감을 갖게 했다.
에반스 선생님이 알아보지 못한 홀리스의 그림을 리건 가족의 아들인 스티븐이 헤아렸다.
“이건, 소망(Wish)의 그림이네. 가족을 갖고 싶은 소망.” ‘리건’이라는 성(姓)과 가족이 생긴 홀리스 우즈 리건. 그동안의 아픔은 씻어 버리고 사랑 듬뿍 받으며 그토록 갈망했던 가족과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홀리스 우즈~화이팅!! 책을 읽는 내내, 책의 마지막장까지 마음 한편이 답답해서 우울하기까지 했다. 홀리스가 겪었을 아픔과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생각하면서. 반면에 내 곁에는 때론 기쁘고 즐겁고 서운하고 고마워하며, 눈 마주치며 얘기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런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사랑을 주고받는 가족, 나아가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따스한 사랑이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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