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51)/ 엎어지든, 자빠지든 넘어지는 것은 매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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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51)/ 엎어지든, 자빠지든 넘어지는 것은 매한가지?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7.11.30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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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자빠지다 → 뒤·옆으로
엎어지다 → 앞쪽으로

“우리 아빠가 빙판길에서 자빠지는 바람에 손목을 크게 다치셨어요” 이 문장을 보고 혹시 “아빠께 ‘자빠지다’라고 하다니 ‘넘어지다’라 해야지”라거나 “게다가 자빠지다는 사투리 아닌가?”하면서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자빠지다'는 엄연히 표준어로써 “뒤로 또는 옆으로 넘어짐을 뜻하거나 '대낮부터 술에 취해 자빠져 잠자고 있다'처럼 '눕다'를 속되게 이를 때”에 쓴다. 일이 순조롭지 않을 때는 모든 일이 잘 안되고 뜻밖의 탈도 생긴다는 의미의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있다. 뒤나 옆으로 넘어질 때의 '자빠지다', 다시 말해 뒤로 넘어져도 반대쪽의 코가 깨질 정도로 순조롭지 않고 뜻밖의 탈을 겪음을 일컫는다. 그런데 종종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말사전에서 '엎어지다'는 '서 있는 사람이나 물체 따위가 앞으로 넘어지다, 위아래가 뒤집히다'로 설명하고 있으며 비슷한 의미로 '거꾸러지다, 고꾸라지다, 넘어지다'를 열거하고 있다.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가 아닌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의 경우 '엎어지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앞으로 넘어져서 코가 깨졌다면 객관적으로 납득 가능한 일이므로 속담 본래취지에 완전히 어긋나므로 바르게 쓰도록 주의해야겠다. 비슷한 의미의 '쓰러지다'는 '사람이나 물체가 힘이 빠지거나 외부의 힘에 의하여 서 있던 상태에서 바닥에 눕는 상태가 되다'는 뜻이다. 또 '방향에 상관없이 사람이나 물체가 쌓여 있거나 서 있는 것이 허물어져 내려앉다'는 뜻의 '무너지다'도 있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한 혈관질환의 발병률이나 눈길과 빙판길에서의 낙상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미묘하게 다른 표현들이지만 '자빠지다, 엎어지다, 넘어지다, 쓰러지다, 무너지다'는 모두가 서 있던 상태에서 바닥에 누운 상태가 된 것, 때문에 꼭 피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2월, 주의하고 조심해서 우리 모두 별 탈 없이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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