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작하렵니다. 취미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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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작하렵니다. 취미활동…
  • 신영숙 독자
  • 승인 2017.12.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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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숙(65ㆍ순창읍 경천로)

일요일입니다. 쉬는 날인데 사무실에 갑니다. 매일 다 처리하지 못한 잔무 때문에, 다음 주 할 일에 대비하기 위해… 혼자뿐인 사무실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 이일 저일 마무리하다 보면 이상하리만큼 마음 편합니다. 그래서 잡다한 서류 작업들을 미뤄놓았다가 한꺼번에 처리하기도 합니다.
요즘 수 십년 전 제 모습을 생각해내 혼자 실없이 웃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 때 아는 후배들에게 “대포가 터져도 모를 정도로 재밌고 즐거운 취미생활 한 가지”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 기억도 그 중 하나입니다. 헌데 지금 내 처지나 아는 동생 가운데 몇몇의 처지가 꼭 그렇지 않기에 더욱 쓴웃음을 억제할 수 없습니다.
도시에서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도 취미를 즐길 만큼 여유롭지 못했고, 애써 여유를 찾지도 않았습니다. 여유가 생길 법하면 일이 몰아치고, 몰아친 일을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렸습니다. 직장생활에 필요한 공부도 사교 시간도 필요 했구요. 그러면서 호기롭게 주장하며 권했던 ‘절대 유일 취미생활론’은 점점 잊혀졌습니다.
나이 든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머릿속에 가득 찬 압박감을 내려놓지 못하고, 이것저것 억지 부리다가 피곤해자면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쓰러지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래서 몇 가지 목표를 정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갈 수 있을지… 하지만 그 한 가지라도 시작하고 반복하면 지금보다 훨~ 나아질 거라고 위안해봅니다. 중년을 넘긴 나이에 집중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고, 근심 걱정을 잊어하는 어떤 취미가 있을까요.
어떤 모임에서 선배 한 분이 “평생 노동은 고통이라 생각했는데 최근에서야 노동은 행복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재미없고 외롭다”면서 “가능한 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버텨라.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행복과도 이별이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은퇴자의 노후가 퍽 씁쓸하고 안타깝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잠깐.
“외람되지만 돈과 일만으로 인생의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부터 좋은 인간관계와 취미를 가꾸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야생화를 촬영하는 취미를 가지고, 몇몇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도심을 떠나 카메라 렌즈 속 야생화를 들여다보는 순간 행복감에 도취하게 됩니다. 저는 은퇴해도 그 친구들과 야생화가 있기에 삶이 무료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후배의 겸손하지만 또렷한 생각이 나를 깨우쳤습니다. 취미는 ‘금전적 목적이 아닌 기쁨을 얻는 활동’이라고 합니다. ‘취미가 없는 인생은 향기가 없는 꽃과 같다’고도 합니다. 나이 들었지만 늦었다고 탄식만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취미를 찾아서 시작해야겠습니다. 취미활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삶의 향기를 전해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성과까지는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자금부터 시작해보렵니다. 좋은 취미는 사막보다 더 외롭고 혹독할 수 있는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답니다. 사람을 살리는 취미이지요.
<취미의 발견>이란 책에서 고민숙 작가는 “취미는 혼자이면서도 혼자이지 않은 듯 즐길 수 있었던 일상의 재미난 놀이”라며 “취미의 발견이란, 나를 발견하고, 주위를 발견하고, 일상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지금 ‘늦었지만 취미를 갖겠다’는 여유마저 없는 이보다 나는 행복하다고 위안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겨울방학’을 앞둔 계절이지만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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