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ㆍ‘실사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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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ㆍ‘실사구시’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12.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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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뽑았다. 깨뜨릴 파(破), 간사할 사(邪), 나타날 현(顯), 바를 정(正),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매년 연말 그 해의 사회상을 담은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 대학교수 1000명 가운데 340명이 꼽은 ‘파사현정’을 추천한 최재목 교수(영남대 철학과)는 “사회의 환부를 도려낼 힘과 용기가 시민들의 촛불에서 나왔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며 “적폐청산과 올바른 정치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경봉 교수(원광대 국어국문학과)도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어 나라를 바르게 세울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영욱 교수(성균관대 화학과)는 “박근혜 정부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국정을 운영했기에, 이를 단정한 것은 ‘파사’”라며 “새로이 들어선 정권이 ‘현정’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파사현정은 불교 삼론종(불교 종파의 하나)의 기본교의로 길장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실린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2012년에는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정된 바 있었다.
2위(18.8%)는 ‘거문고 줄을 바꿔 맨다’는 뜻의 ‘해현경장(解弦更張)’이다.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오는 말로,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원광원년거현량대책(元光元年擧賢良對策)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느슨해진 것을 옥죄다’는 뜻으로 사회ㆍ정치적 제도 개혁을 빗댈 때 주로 인용된다. 고성빈 교수(제주대 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영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김귀옥 교수(한성대 사회학과)는 “촛불 시민의 뜻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기보다 잡음을 내는 거문고 줄을 바꾸는 ‘해현경장’선에 그쳤다”며 “정권 교체가 ‘거문고 줄만 바꾸는’데 불과하지 않았느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3위(16.1%)는 ‘수락선출’(水落石出)이 차지했다. “물이 빠지자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의미로 ‘감춰진 일의 진상이 밝혀지다’는 뜻으로 쓰인다. 중국 구양수의 취옹정기(醉翁亭記)의 ‘수락이석출자’(水落而石出者)라는 문구와 송나라 때 소동파가 지은 <후적벽부(後赤壁賦)〉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홍승직 교수(순천향대 중어중문학과)는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정권 교체에 따라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라고 추천의 이유를 설명했다. 4위(16%) ‘재조산하’(再造山河ㆍ나라를 되살리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 후보였던 2016년 말 새해를 맞는 사자성어로 제시되었었다. 5위(15.1%) ‘환골탈태’(換骨奪胎ㆍ낡은 제도가 관습 등을 고쳐 새롭게 거듭남)도 올해의 사자성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모두 강력한 개혁을 주문하는 사자성어들이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새해 순창군의 비전을 담은 사자성어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선정했다고 한다. 군은 “‘실사구시’는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보는 것과 같은 실험과 연구를 거쳐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을 통하여 정확한 판단과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며 “이제는 눈에 보이면서 군민들이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새로운 실질적 성과창출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배경 이유를 알렸다. 군은 “민선 5~6기 순창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대내외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평하며 “평소 허례허식을 배척하고 청렴과 성실, 공익을 우선시하는 황군수의 생활철학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사자성어라는 분석이다”고 덧붙였다.
세모ㆍ새해를 맞아 알려지는 ‘사자성어’에 담긴 의미가 제대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파사현정' 하지 않으면 ‘실사구시’ 할 수 없음은 주민이 알고, 정치인이 알아야 할 경험명제(經驗命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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