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섭ㆍ임종우 씨, 불 속 주민 구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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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섭ㆍ임종우 씨, 불 속 주민 구츌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02.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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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면 공무원, 불 속에 갇힌 일가족 3명 구출

▲풍산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왼쪽부터)임종우ㆍ정민섭 씨가 지난달 31일 면내 화재현장에서 주민 3명을 구했다.
사고현장, 특히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출한 이들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며 사람들은 찬사를 보낸다. 그 행동이 말처럼 쉽지 않고, 자칫 자신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을 동반하기에 그럴 것이다.
최근 풍산면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해낸 이들도 주민들 사이에 칭찬이 자자하다. <열린순창> 독자 박현희(53ㆍ풍산 덕산) 씨는 “풍산에서 불이 났는데 소방차가 오기 전에 면사무소 직원이 창문을 깨고 주민을 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문에서 소개해주고 칭찬해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제보했다.
이 주인공은 풍산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정민섭(45)ㆍ임종우(43) 씨. 이들은 “별 것도 아닌 일인데 쑥스럽다”며 취재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정 씨는 기자와 안면이 있던 터라 설득 끝에 당시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10분경 임 씨는 정기주 풍산의용소방대장으로부터 우체국 근처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현장으로 달려 나간 임 씨는 이미 크게 번진 불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주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방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때, 화재가 난 곳 바로 옆 건물의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임 씨가 안을 확인해 보니 건물에 갇혀 있던 사람이 살려달라며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임 씨는 “화재가 난 곳 바로 옆이 그 건물의 입구여서 입구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고 설명하며 “그러던 찰나에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안을 보니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든 창문을 뜯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해냈다.
임 씨는 창문을 뜯을 도구를 찾기 위해 다급하게 여기저기 찾아다녔고, 면내 현장을 둘러보다 화재소식을 듣고 현장에 온 정 씨가 임 씨와 함께 창문을 뜯어냈다. 이들은 방범창을 제거하기 위해 주운 도구를 지렛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발로 차고 젖 먹던 힘까지 동원에 결국은 건물 안에 있던 주민 3명을 구출해냈다.
정 씨는 “당시에는 경황이 없었다”며 “둘이서 별 짓을 다한 것 같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이 날 수도 있었는데 다행이었다. 창문 옆에 가스통이 있어 사람들을 구하고 가스통을 치우려는데 소방차가 출동해서 진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다행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듯 긴 숨을 쉬며 안도했다.
정 씨와 임 씨는 “당시에는 정신이 없이 오로지 구해야 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상황이 마무리 되고 좀 진정이 된 후 생각해보니 섬뜩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 씨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주민들은 3년여 전 순창으로 온 귀농인들로 당일에는 타지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내려와 있어 일가족 3명이 모두 갇힌 상황이었다. 풍산면사무소에서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정 씨는 화재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군과 연결해 긴급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임 씨는 “당시에는 생명이 우선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최근 전국적으로 큰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고는 불시에 찾아오기 때문에 주민들께서 항상 주의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씨는 “사고 당일 아침 면장님께서 최근에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며 불조심을 강조했었는데 기가 막히게 불이 났다”며 “인터넷이나 티브이 뉴스에서 화재 등 사고 기사를 보면 남일 같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항상 주의하셔서 사고를 당하시는 일이 없길 바란다.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정신이 없었다. 당연한 일”이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보고만 있지 않고 행동에 옮긴 두 사람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달 31일 풍산면 소재지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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