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비행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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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비행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 이야기 (2)
  • 설상원 목사
  • 승인 2018.03.08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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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원 적성교회 목사
비행(飛行)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flight) 이야기-미국에서의 첫 날

 

이른 아침부터 1층과 2층에서 아이들의 환호소리가 새로운 아침을 깨우고 있었다. ‘와우~’ 늦은 저녁에 도착한 우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높은 언덕에 위치한 우리 숙소의 마당에는 수영장이 있고, 막힘없이 보이는 눈앞에는 멀리 보이는 로스앤젤레스(LA) 고속도로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시원한 바람은 십대들의 아침을 환호하는 아침으로 만들어 주었다. 십대들이 환호하며 기뻐하는 외침의 소리가 가슴 뭉클하게 한다. 아이들은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환희의 아침을 감동할 줄 아는 아이들이었다.
미국(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서 첫 번째의 일정이다. 산속에(?) 살았던 우리에게 바다는 어떤 느낌일까? 끝없는 태평양 수평선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산타 모니카 해변과 미국 서부의 롱비치가 한눈에 펼쳐지는 작은 언덕으로 출발했다. 드디어 넓은 태평양이 우리들의 눈 속으로 들어왔다. 와~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시원했다. 잔잔한 바다는 평화롭게 우리를 반겨주었다.
미국인들에게 이 태평양은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이 바다는 어떤 느낌일까? 태평양 해변은 유명한 관광지이기 전에 한국 사람들에게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타국에서 살면서 말로 다하지 못하는 설움과 눈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곳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눈물을 삼키며 조금 더 견뎌볼 것인가, 우리 동포들은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독였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 드넓은 태평양을 바라보며 가슴을 펴고 뛰어 본다. 우리의 좁은 사고를 넘어 더 높은 뜻을 담기 위해, 나만 잘되기를 바라는 옹졸한 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잘 되게 하기 위한 좀 더 큰 꿈을 꾸며 뛰어본다.
우리는 우정의 종각(Korean Friendship Bell)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정의 종각은 한미수교 100주년을 맞아 1976년 한국정부가 미합중국의 독립 200주년을 축하하며 건축된 건축물이다. 양국 간의 영원한 우정과 신뢰를 기원하며 미국정부가 부지를 기증하고, 한국정부는 에밀레종을 본떠 17톤의 청동주물로 만든 종을 기증했다.
우정의 종각은 1976년도에 박정희 대통령 당시의 작품(?)인 동시에 1981년 1월 29일 ‘전두환 대통령각하 기념식수’라는 팻말이 말해주듯이 군사정권을 미국 정부가 인정해달라는 하소연과 부탁(?)의 슬픔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 청소년들은 씁쓸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과거의 역사를 배우며, 우리가 달려가야 할 역사를 다짐해 보았다.
우리는 우정의 종각을 뒤로하고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유리교회를 찾았다. ‘여행자 교회’로 불리는 바닷가 예쁜 교회 ‘웨이퍼러스 채플(Wayfarers Chapel)’이다.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과 송혜교가 결혼식을 했던 바로 그 장소다. 전체가 유리로 된 작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교회다. 예배실 안에서도 드넓은 바다와 나무, 꽃들을 볼 수 있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건물과 자연을 함께 담고 있는 건축가의 깊은 마음을 볼 수 있었다. 유명한 사진작가가 아니더라도 셔터만 누를 수 있다면 누구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여기서 어느 한국인 중년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수십 년을 미국에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 작은 교회에 와서 기도하고 산책하며, 또 나란히 의자에 앉아 태평양을 바라보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했다. 잠시 만남이었지만 그들과의 대화에서 수십 년의 슬픔과 기쁨의 세월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는 하루의 마지막 일정으로 USC대학(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을 방문했다. USC대학은 1880년에 개교한 연구 중심 사립대학교로서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올던 암스트롱(Neil Alden Armstrong, 1930. 8. 5 - 2012. 8. 25)을 배출한 대학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한사람씩 흩어져서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을 만나 대화하고, 인증 샷을 남겨오도록 했다. 모든 청소년들이 훌륭하게 미션을 완수하며 낯선 이방인들과의 소통의 도구로서의 영어를 새삼 실감하며 돌아왔다. 결코 낯설게 보이지 않는 모습들이 멋지고 대견스러웠다.
우리는 이렇게 미국에서의 하루를 보냈다. 역사란 무엇인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우리 인생의 역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물으며 하루를 정리해 본다. 오늘밤은 모두 생각이 깊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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