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바꾸는 시민단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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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바꾸는 시민단체 필요하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04.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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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다가오며 나의 시름도 깊어지며 지쳐가고 있다.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자 대다수가 ‘정책’이 아닌 ‘친소’ 또는 ‘네거티브’에만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이고, 기득권층은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순창’이 병들어 가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모습이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2012년 2월 13일. <열린순창>에 첫 출근하면서 6년 넘게 기자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선배기자들을 따라 취재를 배우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의 ‘불합리’와 그들이 받는 ‘부당함’이었다.
나에게 순창은 특별하다. 단순히 고향이라서가 아니고, 내 삶의 여러 가치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과 친구’ 등 사람과의 인연을 맺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소중한 순창이 불합리하고 부당함으로 가득 차는 것을 꼭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하지만 개선은 눈에 보이지 않고,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마음이 지쳐가는 것을 느낀다. 육체의 힘듦은 극복할 수 있지만 마음의 힘듦은 극복이 쉽지 않다.
최근 군내 청년들이 한 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를 두고 선ㆍ후배 사이에서 갈등이 새어나온다. 지방선거와 관련이 있다. 몇몇 선배들이 이 단체가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모임이라고 규정하고 와해시키기 위해 갖은 술수를 부리고 있다. 이 선배들이 이 단체를 와해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군수 후보자가 아닌 다른 후보자를 위한 모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선ㆍ후배 가운데는 나와 친분이 두터운 사람도 있고, 같은 친목모임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
나는 이 선ㆍ후배들을 보며 더욱 희망을 잃는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하고 부당한 일들을 바로잡고 바꿔나갈 원동력이 되어야 할 젊은이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고 대립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수의계약 공사’를, 누군가는 ‘선거 후 취직’을, 누군가는 ‘각종 보조사업과 이권’을 위한, 결국 사익을 얻기 위한 대립이다.
그들의 ‘먹고 살기 위해’라는 말을 부정할 권리가 나에게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먹고 살기 위해’에는 ‘모두’가 아닌 ‘나’만을 또는 ‘나와 내 주변 소수’만을 전제하고 있다. 선거는 ‘나’만이 아닌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후보자를 골라내는 일이다.
이 글이 혹자를 불쾌하게 할 수도 있고, 나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만 생각하는 선ㆍ후배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사람을 잃더라도 기자로서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나의 희망을 ‘순진한 생각’, ‘현실에 맞지 않는 생각’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나는 나의 아들ㆍ딸에게 줄서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 선거로 갈라져가는 지역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대통령이 바뀌며 국민에게 진정한 나라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변하는 것을 본다. 이제 지역도 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개인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정치인과 공무원, 양심적인 시민과 이들로 구성된 시민단체가 늘어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쳐 포기하기 전에 이루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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