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61)/ 얼굴의 ‘붓기’ 말고 ‘부기’를 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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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61)/ 얼굴의 ‘붓기’ 말고 ‘부기’를 빼세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8.04.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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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붓기 → 부어오르는 동작
부기 → 부풀어 오른 상태

“이상하게 며칠 전부터 아침이면 눈이 안 떠질 정도로 붓기가 심해서 걱정이야” 한 지인의 경우처럼 연로해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으로부터 갑자기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정말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병원에 모셔가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더욱 안타깝게 느꼈던 적이 있다. 다행히 병원에서 큰 이상이 없고 봄철이면 종종 생기는 증상이니 봄나물 위주로 잘 드시고 마음을 편히 하면 낫는다고 했단다.
이와 같이 아침마다 얼굴이나 다리가 부어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몸이 자꾸 붓는다는 것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다는 표시라고 한다. 부종은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건강의 이상 신호라는 점에서 예방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워낙 흔한 증상이다 보니 여러 매체를 통해서 부종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언급하는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아침이면 큰 바위 얼굴, 저녁이면 코끼리 다리, 붓기 빼는 최후의 막강 다이어트’, ‘아침마다 붓는 얼굴, 붓기 빼는 법’, ‘다리 붓기에 효과적인 마사지법’ 등에서와 같이 부종으로 인해 부어 있는 상태를 가리킬 때 ‘붓기’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때의 ‘붓기’는 ‘부기(浮氣)’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른다는 의미의 단어가 ‘붓다’이다 보니 부어오른 상태를 표현할 때도 ‘붓다’의 어간 ‘붓-’에 명사를 만드는 접사 ‘-기’를 붙여 ‘붓기’가 됐다고 생각해 ‘붓기’로 잘못 쓰는 것으로 생각된다.
맞춤법 규정에는 ‘한자어+한자어’로 이루어진 합성어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는다고 돼 있다. ‘부기(浮氣)’는 한자어로만 이루어진 단어이므로 사이시옷을 넣지 않은 ‘부기’가 바른 형태다. 따라서 위 모든 경우 ‘붓기’를 ‘부기’라고 하는 것이 맞다.
‘붓기’는 ‘부어오른 상태’를 나타내는 명사로 쓸 수는 없지만 ‘붓다’의 활용형으로서 동작을 나타낼 땐 가능하다. “접질린 발목이 붓기 시각했다”, “저녁에 짠 음식을 먹고 자면 아침에 얼굴이 붓기 쉽다” 등은 모두 ‘붓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부어오른 상태가 아닌 부어오르는 동작을 의미하는 표현이므로 이때는 ‘붓기’를 사용하는 게 바르다.
부기와 비슷한 말로 부종이 있다. 부종(浮腫)은 신체 조직의 사이사이에 물이 찬 것이다. 수종(水腫)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물은 신체 조직에서 나오는 액체를 말한다. 결론적으로 부기는 몸이 부은 상태, 즉 부종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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