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양씨세적집요 개정증보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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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양씨세적집요 개정증보판 출간
  • 림양호 기자
  • 승인 2018.04.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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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숲 짙푸른 양문을 다시 열며

 

현곡 양만정 편저(1973), 양상윤ㆍ양택규ㆍ양완욱 개편(2018)

 

1973년 현곡 양만정 편저 <남원양씨세적집요> 개정증보판이 2018년 3월, <버들숲 짙푸른 양문을 다시 열며>라는 책명으로 남원양씨 후손인 양상윤ㆍ양택규ㆍ양완욱 개편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남원양씨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개편자 가운데 양완욱 씨는 ‘남원양씨세적집요 개편 작업을 마치며’ 제목의 개편후기에서 “2016년 8월에 시작한 일을 2018년 2월에 마칩니다. 현곡 양만정 님이 전주에서 1973년 편찬한 <남원양씨세적집요>라는 책을 남원양씨서울종친회장 상윤 님의 제안으로 개정증보판의 발행준비를 논의하면서 시작한 일” 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어느 성씨나 나름 성씨의 기원과 현대까지의 구성원을 총망라한 족보라는 책자를 보관한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활용방법에는 특히 후손 교육교재로 유용하다. 하지만 단순히 족보를 놓고 온전히 이해를 한다는 것은 어렵고 사전지식이 꼭 필요하다.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남원양씨의 기원, 시조에 대한 근거, 현조라 할 수 있는 대제학공의 일대기를 정리하였고 650년을 지켜온 한성바지 마을이 있게 한 이씨 할머니의 사적이 설명되었다. 등과를 하신 한 분 한 분의 행적과 벼슬을 하신 분(증직, 수직하신 분들도 포함)도 정리되었다. 특히 문화재와 묘소, 제각은 물론 현존하지 아니하나 역사적으로 인정되는 서원과 사우도 설명되었다. 조선이 유교국가인지라 선조 가운데 유현, 유행으로 구분지어 소개되었다. 당대는 물론 후대에 이르기까지 존경받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당론과 당화에 관련된 내용이 기술되었고,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 선조들의 창의 내용과 공적이 상세하게 소개되었다. 구한말 의병활동의 주무대가 순창 지역이었기에 현대에 와서 밝혀진 내용도 포함되었다”면서 “남원양씨대종회에서 이번 증보도서에 함께 수록할 것 요청하여 전통의례와 남원양씨와 인연 있는 인명록, 조선시대 품계와 관직, 과거제도, 남원양씨 항렬, 호칭, 남원양씨 역대 도유사ㆍ대종회 임원, 선조들의 전적 등을 부록으로 실었다. 많은 활용을 바란다”고 소개했다.
동계 구미마을에 한성바지 촌락을 이루고 650여년 유지해온 남원양씨세적집요 증보판 출판은 해당 가문이 갖는 의미와 함께 지역문화 유산으로서의 의의도 귀중하다. 우리 고장 토착 성씨의 씨족사 발간을 널리 알리고 편저자 양만정 선생과 2011년부터 인연을 맺었다는 김주우 님의 서평을 구해 함께 싣는다.

 

 

 

<버들숲 짙푸른 楊門을 다시 열고> 서평

 

김주우(金周又) 한양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동양철학 전공) 수료

향토사학자인 양만정(1928-2013)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이 2011년 이른 봄날이었다. 당시 자신이 정리한 씨족사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그것을 이제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분명 작은 인연은 아닌 것 같다. 보학(譜學)의 전문가였던 그는 자신의 성씨인 남원양씨의 세적(世蹟)을 알기 쉽도록 편집하여 <남원양씨세적집요(南原楊氏世蹟輯要)>를 남겼다. 이 책은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3대가 집념을 쏟아 ‘남원양씨의 씨족사’를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이 세적편을 다시 오늘의 현실에 맞춰 수정·보완한 편집본이 <버들숲 짙푸른 楊門을 다시 열고>로 출간되었다.
남원양씨의 씨족사는 개인의 ‘뿌리 찾기’ 욕구를 넘어 당시의 사회ㆍ정치상과 우리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일가인 씨족의 단위가 확장되어 민족을 구성한다고 할 때 씨족사는 미시적 민족사로 읽힐 수 있다. 따라서 한 집안만의 역사라고는 하지만, 이 역사의 편린(片鱗)들이 퍼즐처럼 맞춰질 때 한 시대의 역사가 온전하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집안의 역사’ 나아가 ‘씨족의 역사’는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공적인 유산과 같다. 이 <버들숲 짙푸른 양문을 다시 열고>에는 한 씨족의 역사와 더불어 집약된 유·무형의 우리 문화가 분명하게 보인다. 특히 알기 쉬운 설명과 번역은 지난 시대를 읽고 이해하는데 재미를 더하게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곳에 산재한 남원양씨의 역사를 몇 개의 핵심 범주로 일목요연하게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특히 부록을 마련하여 남원양씨와 교류했던 인물들을 가감 없이 기록한 인명록은 씨족의 역사에 생동감을 준다. 또 조선 시대의 관직과 과거제도를 기술하여 본문의 이해를 돕는 세심함까지 갖추었다. 편집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세간에 잘못 알려진 남원양씨의 근원을 밝히는 데 있다. 먼저 중국계인 청주양씨(淸州楊氏)와 확연히 다른 독립적인 본관과 시조를 가진 토착 씨족임을 분명히 밝힌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지역에 따라 순창양씨, 동계양씨로 부르는 잘못된 관행을 지적한다. 한 권으로 엮은 씨족사이지만, 선조들의 정치 활동과 학문을 비롯한 건축물, 전통의례, 혼맥, 전설 등을 망라했다는 점에서 남원양씨의 정체성이 담긴 보고(寶庫)라 말할 수 있다. 이를 고증하기 위해 <남원양씨세적집요(南原楊氏世蹟輯要)>와 <남원양씨대동보(南原楊氏大同譜)>를 비교ㆍ검토하여 사실 확인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씨족의 역사를 전개한 노고가 곳곳에 드러난다.
남원양씨와 필자의 인연은 나의 관심 분야에서 시작되었다. 필자는 전라도 고부(정읍 지역의 옛 지명)에서 강세한 강일순(姜一淳, 1871∼1909)의 사상을 연구하던 중 ‘남원 양진사’에 대한 문제를 알게 되었다. 강일순은 호가 증산(甑山)이고 민중들에게 성사(聖師)와 상제(上帝)로 추앙받던 인물이다. 그의 어록과 행적을 기록한 <전경>에 “상제께서 … 또 다시 남원(南原) 양진사(楊進士)의 만사를 외워 주시니 다음과 같으니라. 詩中李白酒中伶 一去靑山盡寂寥 又有江南楊進士 鷓鴣芳草雨蕭蕭”(권지 2장 27절)라는 기록이 보인다. 여기서 ‘남원 양진사’는 기존의 연구물을 검토했지만,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 1517-1584)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정확한 인물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 양사언은 본관이 청주(淸州)이며 남원의 지역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인물이다. 양사언은 경기도 포천에서 출생하였다. 문과에 급제하여 40여 년간 내·외직을 두루 돌았으나 남원과의 연고는 없다. 그의 본관은 <버들숲 짙푸른 양문을 다시 열고>(pp.21-28)에서도 명백히 확인된다. 이에 남원양씨에 관한 문헌을 찾기 시작했다. 전북 전주에서 양만정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남원 양진사’는 호은(壺隱) 양석룡(楊錫龍, 1800-1868)이고, 「남원 양진사의 만사」는 저자가 조선 말기 영의정이었던 김병학(金炳學, 1821-1879)이라는 사실을 <남원양씨대동보(南原楊氏大同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다시 이와 관련하여 연락을 취하던 중에 양만정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悲報)를 들었다. 다행히 이 유명한 ‘양진사의 만사’를 새롭게 개편된 <버들숲 짙푸른 양문을 다시 열고>(pp.151-154)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인이 되신 편저자 양만정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하며 삼가 추모의 뜻을 드린다. 아울러 고인을 대신하여 도움을 주신 양상윤 전 남원양씨서울종친회장님과 재무국장이신 양완욱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개정증보판인 남원양씨 씨족사는 자신들의 뿌리와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많은 후손의 열망이 담겨있다. 개편 후기의 바람처럼 1945년 광복 후의 씨족 역사도 연이어 나오길 기대해 본다.
2018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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