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10) 심은자불우
상태바
햇살속시한줄(10) 심은자불우
  • 조경훈 시인
  • 승인 2018.05.31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그림 : 조경훈 시인 한국화가, 풍산 안곡 출신

 

심은자불우 尋隱者不遇(은자를 뵈러 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송하문동자 松下問童子 소나무 아래에서 아이에게 물으니
언사채약거 言師采藥去 스승은 약을 캐러 가셨다네.
지재차산중 只在此山中 이 산 속에 계시기는 할 텐데
운심불지처 雲深不知處 구름이 자욱해서 어디 계신지 알 수가 없네.

 

‘송하문’이라는 시로 중국 사람들이 많이 애송하는 시다.
내용은 먼 길 스승을 찾아와서 아이에게 어디에 계시냐고 물으니 선생님은 산속으로 약초를 캐러 가셨다는 것이다. 만날 줄 알고 찾아왔는데 산속에 계신다니 난감했을 것이고, 산은 깊고 구름이 자욱하여 그 스승이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진정 나에게 필요한 사람은 그렇게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다. 상대가 고매한 인격을 지닌 분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기에 소중하고 귀한 것들은 얻기가 힘들었고, 쓸모없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어찌 사람뿐이겠는가. 오늘날 내가 소망하면서 얻고자하는 모든 일들이 애써 다가가면 없고, 그곳이 어디냐 물으면 조금만 더 가면 만난다는 것이다. 하니 산속에 스승은 분명히 계시는데 어디 계시는지 모른다는 것은 오늘 우리가 사는 이치와도 같다. 어찌하랴! 그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산속으로 들어가며 소리 소리치며 찾을 수도 있으리라.

※가도 賈島(779-843)
중국 당나라 때 시인으로 한때 승려생활을 했으나 낙양에서 한유(韓愈)를 만나 시재를 인정받아 환속한 후 지방관리로 생을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