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건강걷기 ‘대모암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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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건강걷기 ‘대모암 등산로’
  • 서보연 기자
  • 승인 2018.06.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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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 백로ㆍ원앙 보고 홀어머니산성 전설 느껴

선선한 바람이 부는 오후, 경천길을 걷는다. 경천 물 낮은 곳에서 먹이를 찾는 하얀 백로의 가늘고 긴 목과 얇은 다리, 새하얀 깃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심조심 한발 두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보게 한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한발두발… 멈춤… 한발두발… 기다림… 철썩, 성공이다! 물고기를 입에 문 백로의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잔잔한 물결, 그 위에 비치는 나무들, 노란 창포 꽃과 하얀 백로가 평화로운 마음을 전해준다.
철쭉이 아름답게 붉은 빛을 자랑했던 향교 동산을 지나 정갈하게 모내기 한 논을 바라보며 걸으면, 왼쪽으로 청소년수련관 건물. 오른쪽은 대모암 등산로가 보인다. 갈색 안내판이 선명한 글씨로 시작점에 서있다. 총 1.2킬로미터 거리. 약 30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니 갈색 나무계단이 보인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오른다. 왼쪽에 조그만 무덤, 오른쪽에는 무덤 둘이 보인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어떻게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뿐이다.
대모암 등산로는 상쾌하다. 나무들이 많고 길은 평평하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왼쪽에 홀어머니 산성이 보인다.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70호. 백제시대때 만들어진 높이 90미터의 돌로 만든 성이다. 고려와 조선 초까지 군창으로 이용되었다. 홀아비산성 또는 호미산성으로도 불린다. 남편을 잃은 양씨부인이 있었는데 설씨총각이 양씨부인을 좋아해서 결혼하자고 졸랐다. 양씨부인은 이 산에 성을 다 쌓기 전에 총각이 나막신을 신고 서울에 다녀오면 결혼을 하자고 했다. 총각은 나막신을 신고 서울에 갔고 양씨부인은 열심히 돌을 쌓아 성을 쌓았다. 마지막 돌을 올리려는 그 순간에 총각이 도착했고 남편만을 사랑했던 양씨부인은 설씨총각과 결혼하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슬프고 조금은 우습기(?)도 한 전설을 생각하며 길을 걷는다.
소나무가 많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받는다. 뻐꾹 뻐꾹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맑아지고 있다.
대모암 둘레길 한 바퀴. 30분 산책은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기에 충분하다. 등 뒤로 기분 좋은 땀방울이 흐른다. 대모암을 내려와 다리 왼쪽길에 들어서니 경천에 선명한 무늬를 가진 원앙 한 쌍이 보인다. 검정색 물잠자리가 보이고, 보라색 꼬리 잠자리, 갈색 꼬리 잠자리, 노랑나비, 흰 나비가 보인다. 눈이 맑아지고 있다.
길가에 오디나무와 벚나무는 검정색 열매를 맺었다. 왼 손에 오디, 오른손에 버찌. 양손이 새까매졌다.
경천길 걷고 대모암 산책, 맛집 까지 즐거운 한 시간. 건강한 읍내 여행이었다. 파랑새는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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