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17) 허물을 고쳐가는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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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17) 허물을 고쳐가는 마음공부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1.02.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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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정민 저.「다산어록청상」

천하에 잃기 쉬운 '나'를 찾기 위해 큰 뉘우침은 고친 뒤 하루도 잊지 않아야 한다. 오류를 깨달아 인정하는 것과 과오를 바탕으로 거듭나는 것이 공부이고 일각일호 한시도 헛되이 쓰지 말고 수신의 자세를 갖자.

18세기에 태어나 21세기의 정신을 호령하는 다산 정약용은 정치, 경제, 문학, 의학,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경계를 초월하는 성찰과 혜안으로 가슴까지 따뜻하게 하는 큰 어른이다. <다산어록청상>의 청상(淸賞)은 ‘맑게 감상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방대한 다산의 저서에서 경세, 수신, 처사 등 10개로 분류하고 120개의 가르침으로 엮어 만든 도서출판 푸르메가 기획한 ‘옛사람 맑은 생각’ 시리즈의 첫 권이다.

시대를 뛰어넘어 관통하는 마음공부에 부족함이 없다. “아이가 다급하게 울부짖으며 팔짝팔짝 뛰는 이유는 나무 밑에서 밤톨 한 알을 주웠는데 그것을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그것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고작 밤 한 톨인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200년 전에 만들어진 마음의 양식이자 깊은 울림소리에 귀 기울이면 18년 유배의 고난 속에서 살다간 문인학자 정치가의 모습이 아니라 엄하면서도 자상한 아버지, 세심하고 부지런한 가장으로서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삶에 대한 자세를 촉구하고 있는 그를 만나게 된다. 

“천하의 사물은 모두 지킬 것이 없다. ‘나’를 먼저 지킬 일이다. 오직 이른바 ‘나’라는 것은 그 성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들고 나는 것이 일정치가 않다. 잠깐만 살피지 않으면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한번 가기만 하면 돌아올 줄 모르고 붙들어도 끌고 올수가 없다. 그래서 천하에 잃기 쉬운 것에 ‘나’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나를 지키면서 고쳐야하는 허물은 어떤가? “작은 허물은 고치고 나서 잃어버려도 괜찮다.

하지만 큰 뉘우침은 고친 뒤에 하루도 뉘우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똥은 썩고 더러운 것인데 싹을 북돋아 좋은 곡식으로 만든다. 뉘우침은 허물에서 나왔지만 이를 길러 덕성으로 삼는다”고 경계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욕심내지 않고 거스르지 않으면서 마음가는 데로 사는 것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작고 큰 허물은 무엇인지,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잘 살아가고 있을까 마음 셈을 해보니 부끄러움은 끝을 모른다. 다행히 공부하고 노력하라는 희망을 던져준다.

“오류를 깨달아 인정하는 것이 공부이고, 과오를 바탕으로 거듭나는 것이 공부다.” 일각일초 한시도 헛되이 쓰지 말고 수신을 통해 자신을 가꾸고 적절한 취학으로 독서와 문예, 학문을 익혀 자신의 처지에 걸맞는 치산과 경제를 운영하고 경세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얼굴은 씻고 몸은 닦으면서 허물을 씻고 마음을 닦는 것은 게을리 한다. 통장에는 돈을 채우고 금고에는 보화를 채우려 하지만, 마음의 양식창고는 비어있어도 채우려 하지 않는다. 한쪽날개가 큰 비행기는 하늘을 날아도 한쪽으로만 뱅뱅거릴 뿐 멀리 날 수가 없다.

위대한 실학자이자 청렴한 관리, 참된 목민관이자 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이었던 다산 큰 어른을 마음으로 만나보자. 글에 곁들인 저자 정민 교수의 감상문을 읽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마음의 보화를 얻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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