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한 두지마을 한 가족!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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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한 두지마을 한 가족! 오예∼!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8.07.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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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생마을 만들기 대회 준비 한창

▲두지마을 문화사랑방에 모여 율동하는 주민들. 하늘을 찌르며 “우리는 행복한 두지마을 한 가족! 오∼예!”를 외치고 있다. 마을 소개 영상을 만들며 주민들을 인터뷰 하는 모습도 사진에 담았다.

매일 저녁 문화사랑방 모여 율동 연습
준비 과정이 상금보다 값진 예쁜 추억

“아빠 상어 뚜루루뚜루~” 아이 키우는 부모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동요 ‘상어가족’이 늦은 저녁 두지마을 문화사랑방에 울려 퍼졌다. “전라도! 뚜루루뚜루 순창군! 뚜루루뚜루 두지마을! 뚜루루뚜루 두지마을!”로 가사를 바꾼 동요와 두지마을 주민들의 얼굴이 등장하는 영상으로 모두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농약 통 짊어지고, 경운기 위에서 리듬을 타며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이, 담장 너머로 고개를 뿅뿅뿅 내미는 모습이, 고추 밭에서 고춧대 잡고 흔들흔들 춤추는 모습이 우습고 정겹다.
태풍도 잠잠한 밤, 가로등 불빛 아래 깔따구도 기웃기웃 두지마을 주민들을 샘낸다. 꼬마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노래에 맞춰 율동하며 신이 났다. 지난 2일 ‘생생마을 만들기 콘테스트(대회)’를 준비하는 두지마을을 찾아갔다. 두지마을 주민들에게 대회 참가를 권유한 군청 농촌개발과 농촌활력계 직원들도 찾아와 응원하고 있었다.

“아 왜 젊은 사람들이 더 늦어. 어른들은 벌써 다 나오셨는데. 얼른 나와~”
저녁 8시가 되자 김효진 이장은 애가 타는지 아직 연습을 나오지 않은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서 오라 재촉했다. 8시 15분 쯤 드디어 연습 총괄 구준회 씨의 진두지휘로 자리에서 일어난 주민들은 “뚜루루뚜루” 노래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열을 맞췄다. 오는 6일 금요일 전주에서 열리는 제5회 전라북도 생생마을 만들기 대회에 “희망을 노래하는 행복마을 두지”를 자랑하러 나갈 두지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 소개 영상을 만들고 율동도 연습해왔다.
마을 주민들이 주인공인 마을 소개 영상에는 두지마을 막내 구자민(3) 어린이가 맨 처음 등장했다. 귀여운 모습으로 마을을 소개하는데 목소리는 자민이 누나 자은이가 대신했다. 40가구 65명이 살고 있는 두지마을. 연꽃이 아름다운 연못 화면에 이어 자민이 아빠 구준회 씨가 등장하며 마을 자랑을 이어갔다.
“옛날에는 요가가 뭐예요, 디지게 일만 했지.” 비틀비틀 쓰러질 듯, 그러나 이내 중심을 잡고 유연한 요가 동작을 해내는 부녀들의 모습, 의료봉사, 발마사지, 영화보기, 요가, 판소리 등 문화사랑방 활동사진들이 등장한다. 한빛고등학교 농활대 모습, 연꽃축제, 달집태우기, 새뜰마을사업 등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도 영상에 담겼다.


귀농귀촌인이 마을에 자리를 잡으며 많은 변화가 생긴 두지마을. 지금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지만 초기에는 갈등도 많았다. 마을 소개 영상에도 이 과정을 회상하는 주민들의 소회가 담겼다. 소주 한 병을 앞에 놓고 민소매 차림으로 등장한 김충권 전 이장의 꾸밈없는 모습은 등장부터 웃음을 줬지만 말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그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 내니 뭐니 그런 소리가 귀가 아프도록 들렸다. 원래 다른 지역에서 오면 텃새가 아주 만만치 않다.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밥만 먹고 사무실 가고 그러니까 마을사람들하고 어울릴 기회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좀 부족하지만 마을주민들한테 더 다가가고(…) 마을주민들은 이해하고 살면 되는 거지, 기존에 있는 사람들은 뭘 더 잘하고 산다고… 나는 남 말하고 남은 내 말하고 그러는 것”이라 말했다.


작은 마을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치를 수 있는 힘에 대하여 청년회원 이종철 씨는 “어르신들이 실질적으로 식사나 행사에 큰 역할을 해주셨다. 행사 한다고 하면 어르신들이 전부 나오셔서 도와주셨다. 요즘에는 뭘 한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박수 쳐주고 하신다”고 말했다.
2년여가 걸렸던 농촌취약지역 생활여건개조사업(새뜰마을사업) 소개 영상 다음 순서에 김효진 이장이 등장해 “농촌지역이 굉장히 시각적으로 낙후된 것의 징표가 슬레이트 지붕이었는데 슬레이트를 걷어내고 빈집도 철거해 농촌의 경관을 새롭게 변모시키는데 주안점이 있었다”며 “어른들의 보이지 않는 뒷받침이 없었으면 사실상 불가능했던 사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마을을 자랑하며 김순례 씨는 “마을에 애들이 있으니까 좋다. 애 울음소리도 나고 학생들도 있고”라며 “애들 커 나가는 것 보면 우리가 늙제”하고 웃었다. 김형갑 씨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 몇 분 돌아가시고 우리도 뒤에 따라 가버리면 마을 지킬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이제 없지 갈수록. 젊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오니까 아무래도 든든한 맛은 있다”고 말했다.
두지마을 소개 영상은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이제 갓 주민이 된 청년들을 보듬어주는 세 살부터 아흔까지 행복한 가족 바로 우리 두지마을입니다”라는 말로 끝났다. 그리고 율동이 시작됐다. 아이돌 가수들의 칼 같은 군무에는 견줄 수 없지만 ‘두지마을’ 만의 개성 넘치는 엇박자 군무가 전해주는 울림이 있었다.
이날 연습을 시작하며 김효진 이장은 주민들에게 “우리 스스로 만족하고 잘하면 될 것 같다. 애초에는 상금을 목표로 마을의 의지를 모아보자 했는데 솔직한 속내가 상금 못 받아도 되겠다 싶다. 연습하면서 우리 마을 주민들이 화합하고 마음을 내놓고 있는 이 시간이 우리 마을이 더더욱 발전하고 멋있어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전라북도 생생마을 만들기 콘테스트는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 구현을 위해 추진됐다. 우수 마을을 발굴하고 확산하여 마을 간 연계ㆍ협력을 유도하고 주민 소통과 화합을 위해 해마다 열린다. ‘소득체험’, ‘문화복지’, ‘경관환경’, ‘아름다운 농촌 만들기 캠페인’ 총 4개 분야로 나눠 평가하는데 두지마을은 ‘문화복지’ 분야에 출전한다. 분야별 최우수 수상팀은 농식품부 주관 콘테스트 도 대표 참가자격을 주고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수상은 200만원, 장려상은 100만원이다. 우리 군에서는 금과 방축마을이 생생마을 콘테스트에 나가 2014년 장려상, 2016년 행복마을상, 2017년 클린농촌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내일(6일) 대회장에서 “우리는 행복한 두지마을 한 가족! 오예!” 주민들의 외침이 수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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