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 잃은 집 ‘열정’으로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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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 잃은 집 ‘열정’으로 일으켜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8.07.1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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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 건곡마을에 ‘포스코 스틸하우스 지원사업’

기아대책ㆍ사회복지공동모금회ㆍ소방청 함께
지난 봄 화재로 집 잃은 김창곤 씨 새집 ‘선물’

유등 건곡마을에 젊은 청년들이 찾아왔다. 지난 11일부터 마을회관에서 숙식하며 열흘 동안 집을 짓고 있다. 지난 봄 화재로 집을 잃은 김창곤(77) 씨의 집이다.(사진)
철강 전문기업 포스코(PDSCO)는 지난 2009년부터 소외계층 거주안정을 돕기 위해 기아대책ㆍ사회복지공동모금회ㆍ소방청 등과 함께 ‘포스코 스틸하우스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올 봄  누전으로 집이 전소된 김창곤 씨가 이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스틸하우스’ 건축이 한창이다. 서툴지만 힘을 보태는 젊은 청년들은 포스코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Beyond)’ 12기 단원들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13일, 유등 건곡마을 김창곤 씨 주택 건축현장을 찾아갔다.


“내일 애들이 집 짓는 것 보러 오는데 기분이 정말 좋아요. 불나고 살 길이 막막해서 아내랑 노인당에 들어가야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뜨거운 날 일 하니 도와줄 방법은 물 챙기는 것 밖에 없어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말도 못하게 고맙지요.”
김창곤 씨의 이야기를 가만히 서서 듣는 데도 등은 땀으로 젖었다. 폭염경보가 내린 날, 건곡마을에서는 대학생 봉사단 스무명이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숙련기술자들을 작업에 일손을 보태는 단원들은 땀으로 범벅된 얼굴로 가져간 아이스크림을 반기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임다경(23ㆍ포스코 봉사단 12기) 씨는 “순창에 처음 왔다. 도착했을 때 ‘아 진짜 깡촌이구나’ 하는 느낌이었는데 공기가 정말 좋고 인심이 좋아서 정겹다. 주민들이 고생한다고 말해주시고 화채도 만들어주셨다”면서 “씻는 것, 잠자는 것, 모기, 더위에 너무 힘들지만 이런 경험 해본 적 없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서(23ㆍ포스코 봉사단 12기) 씨는 “이런 봉사활동은 처음인데 폭염 속에서도 다들 열심히 ‘으쌰으쌰’ 해서 힘이 난다. 더운 게 제일 힘들다. 체구가 작은 편이라 걱정했는데 다 만들어지면 뿌듯하고 뭉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툴지만 큰 도움이 된다며 봉사단원들을 격려한 양승원 강사(사랑의 집짓기)는 “학생들이 무더위에 일 하는 모습 보면 기특하다. 건곡마을 주민들도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해주시고 선풍기도 갖다 주시고 화채도 만들어주셨다. 덥고 힘들지만 힘이 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드는 집은 ‘스틸하우스’다. 허을송 강사는 “포스코 강구조연구소에서 만드는 스틸하우스는 목조주택과 같은 공법으로 나무 구조체를 쇠구조체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기본 내진이 잡혀진 집으로 9.2 강도에서 세 번 실험해서 한 번도 엎어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을 일에 내 일처럼 나선 전판길 이장은 “순창동(옥천)초등학교 21회 동창이 고창소방서에 근무하는데 이야기를 듣고 추천해주었다. 다행히 우리 마을 주민이 선정돼서 뿌듯하다”며 “가만히 서 있어도 더운 날씨에 집 짓느라 고생이 많다. 물을 하루에 열 박스 이상 마시는 것 같다. 여러 단체에서 물도 받고 음료수도 지원 받았다.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욘드는 나눔을 실천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2007년 포스코가 국내 기업 최초로 창단한 대학생 봉사단이다. 1100여명의 단원을 배출했다. 국내뿐 아니라 인도ㆍ태국ㆍ베트남 등에서 집짓기, 재능기부, 교육 봉사활동 등을 하고 있다.
제12기 단원 100명은 지난 11일부터 8박 9일간 순창, 남원, 장흥, 포항 등지에서 포스코 스틸하우스 건축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크라카타우 포스코가 위치한 인도네시아 찔레곤의 스틸 빌리지 현장에서 주거 빈민을 위한 집짓기와 교육ㆍ문화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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