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14) 춘망사 동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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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시한줄(14) 춘망사 동심초
  • 조경훈 시인
  • 승인 2018.07.25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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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 조경훈 시인 한국화가
풍산 안곡 출신

 

설도(薛濤) / 당(唐) 678?~832년

풍화일장로(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춘망사(春望詞), 봄을 기다리는 노래로 우리가 흔히 부르는 동심초라는 노래의 제목과 가사다. 시인 김억(金億)이 우리말로 옮긴 것인데 춘망사 4수 가운데 세 번째 시다.
설도는 중국 당나라때 4대 여류시인이다. 설도는 글과 시를 아버지로부터 어릴 때부터 배웠다. 그러다 가세가 기울어 16세 때에 용모와 문장력을 빌려, 이름을 악적에 올려 관기가 되었다. 그의 명성이 전역으로 퍼져 나가 사천무사 위고 등 당대의 문인, 관료, 처사 등 많은 사람들과 교유했으나 사사로운 감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억제하면서 시ㆍ악에만 열중했다.
드디어 809년 당시 감찰어사인 원진과 만나 시문을 주고받으며 깊은 사랑에 빠지면서 100여편의 시를 남겼는데, 그때 설도는 원진보다 11살이나 위였다. 3개월 동안 꽃과 나비가 만난 듯 둘이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설도가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는 이상형을 만났건만 그 님은 그 곁을 떠나게 된다. 설도는 너무나도 그리운 마음을 시로 써서 원진에게 보냈는데 그 중에 들어있는 시 ‘춘망사’가 오늘의 명시가 된 것이다.
시 ‘춘망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여자의 마음이다. 남자들은 대체로 어느 여인에게나 쉽게 마음을 줄 수 있으나 여자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이다. 천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 시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번쯤 그런 사랑을 원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튼 시와 사랑과 이별은, 천고의 명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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