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출신 김경숙(52) 향우가 소설집 <아무도 없는 곳에>(도서출판 삶창)를 펴냈다.(사진)
김경숙 소설가는 적성 강경마을, 섬진강변에 귀향해 활동 중인 김철수(64ㆍ적성 강경) 판화가의 동생이다.
김 작가의 소설 203쪽에는 2015년 ‘5ㆍ18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작’인 ‘아무도 없는 곳에’(<열린순창>에 연재)와 ‘아떼’, ‘가면’, ‘팥죽’, ‘개다리소반’, ‘동태 대가리’, ‘길례 언니’ 등 총 7편이 담겨있다.
김 작가는 “책이란 내게 변하지 않는 우정이었다. 나는 변하지 않는 것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내 우정은 대화를 하듯이 내가 긴 잠을 자는 동안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마치 상대가 듣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말처럼”이라며 “작가의 말이 낯설게 다가온다. 몇 줄 안 되는 이 글이 소설을 뜰 때보다 더 힘이 든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이라고 쓰다가 지운다. 나는 매일 이렇게 읽으며 썼다, 라고 쓰다가 지운다. 작가의 말을 보들레르 시구로 대신할 수 있을까. ‘취하라, 그대 원하는 것에.’ 나는 많은 책에 취했고 이제, 글을 쓰고 싶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권행백 소설가는 “김경숙 작가의 에스엔에스(SNS) 아이디는 마녀다. 그녀는 왜 하필 그렇게 불리고 싶었을까. 그녀는 독특한 글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곳에서 무속의 힘을 마녀처럼 발휘한다. 그러고는 기어이 글
꽃을 피워낸다. 그곳은 서낭당처럼 경건하기도 하고 괴이하기도 하다”면서 “이야기를 잃은 시대는 소외의 시대다. 이제 마녀의 주술이 더 이상의 희생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벌써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라고 했다.
소설가 조동선은 “김경숙 작가의 작품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서술방식으로 일상적 현실에다 환상적인 요소를 뒤섞어 새로운 세계를 엮어 보이는 데에 있다”며 “주술과 현실, 추원과 내적인 것을 구분하지 않고 상층적인 것이 한데 어우러져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과 불가해한 운명 등 인간의 삶의 총체성을 드러내 보이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