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핑계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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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서…’ 핑계대지 말자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8.10.11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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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나랏돈은 눈먼 돈, 먼저 본 놈이 임자’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나랏돈이 마냥 눈먼 돈이 아니라 나랏돈을 눈먼 돈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기자가 알기로 황숙주 군수는 “있는 사람은 자기가 투자하고, 없는 사람이 보조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황 군수의 말이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다고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황 군수의 책임으로 몰아붙일 일은 아니다. 세세한 사업 하나하나를 모두 관여할 수도 없을 것이고, 군수 눈과 귀를 멀게 할 이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기자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있는 자’가 부리는 횡포를 보았고, ‘없는 이’가 차별 받는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강자에게 아부하며 가진 것을 늘려가고,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이들을 보며 그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고, 아무도 그 역할을 할 수 없다면 나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쉽지 않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음을 느낄 때도 있고, 문제를 지적해도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며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대다수는 “잘못된 것은 알지만 지역사회에서…” 말꼬리를 흐리며 잘못된 것들로부터 눈을 돌리고, 귀를 막고, 입을 닫는다. 하지만 그 “지역사회에서…”라는 방관과 회피는 지역을 썩게 만들었고,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망가진 순창’을 물려주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수의계약은 “시공경험이 많고 민원이 적은 업체”를 기준으로 준다면서, 신생회사가 수십 개 공사를 한다. 이를 본 사람들이 “세상은 공평하다”고 느낄까? 또, 선거 끝나자마자 건설회사와 관련 없이 살던 이가 건설회사를 차리고 남보다 많은 공사를 하는데도 “선거 논공행상은 없다”는 말을 믿을 사람이 있을까?
한 공무원은 “아무개가 수억원 보조사업을 해달라고 해서 보조사업자 프로그램으로 검색해보니 그동안 수억원의 보조사업을 하고 또 달라고 하는 것이기에 안 된다고 했더니, 밖에서 욕을 심하게 하고 다닌다”면서 “억울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시설을 사용수익허가나 위탁을 할라치면 어느새 듣도 보도 못한 협동조합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자기 돈 투자 없이 사업하다 ‘운영이 힘들다’며 보조금을 탄다. 보조금 받아 만든 시설을 운영하며, 그 재미에 가족ㆍ친척 등 명의를 동원해 다른 보조사업을 하는 등 보조사업으로 부를 쌓는 영악한 사람들이 상당하다.
군청 직원도 군의원도… 기자도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모르는 체 했다. 결국 기자를 포함한 모두가 “지역사회에서…”라는 핑계로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지역이 되는 것에 한몫했다.
이제 깨닫고 달라져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라며 봐주고 감추기보다, 우리와 우리 후손이 살 지역사회를 위해 드러내고 밝혀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야 “있는 사람은 자기가 투자하고, 없는 사람이 보조를 받아야 한다”는 상식이 지켜지고, 기자의 순진한 다짐도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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