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보물여행(52) 122세 조씨 할머니 장수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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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보물여행(52) 122세 조씨 할머니 장수비법은?
  • 황호숙 해설사
  • 승인 2018.12.12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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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순창보물여행’
중종실록에 기록된 장수의 고장 ‘순창’

 

순창은 장수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때는 바야흐로 조선 11대 왕, 중종시절, 순창과 유난히도 얽히고설킨 임금이지요. 첫 번째는 강천사 앞에 절의탑과 삼인대에 얽힌 이야기가 있고 두 번째는 조선 왕조 실록에 소설로써는 드물게 등장하여 모든 책을 불태워야 할 정도의 금서가 된 설공찬전이 있지요. 채수가 지었는데 홍길동전보다 100여년이나 앞선 고전소설로 국문학계에서 이야기 되고 있지요. 제가 이 문화해설사와 떠나는 순창 보물여행 연재에서 이미 이야기하였는데 기억나시는지요. 동계에 있는 구암정의 양배 양돈 형제가 세월을 낚던 시기도 중종시절입니다.
또 하나가 중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122세 조씨 할머니에 대한 최장수노인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드라마 대장금을 보시면 항상 병이 들어 앓고 있는 중종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선지 유달리 장수에 관심이 많아서 중종 33년(1538, 무술년)에 5월에 어명을 내립니다.

 

“상시로 실시하는 양로연은 곧 나이 많은 어른을 존경하는 뜻에서이다. 근래 100세 이상의 노인을 서계한 것이 많다. 80세의 노인도 오히려 귀한데 더구나 1백세의 노인이겠는가? 가을이 된 다음 서울과 지방의 노인을 친견하고자 하니 마땅히 모두 서계하라.”
그로부터 한 달 후인 6월 11자에는 “조씨가 1백살이 넘었다니, 올라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오래 산 것을 귀하게 여겨서 불러다 친히 보고자 하는 것이다. 거동할 수 없다면 억지로 올라오게 할 것 가진 없다” 또한 7월에는 “사람을 보내 궁으로 와주기를 부탁하였으나 나이가 연로하여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만나 볼수 없었습니다”라는 기록이 연속적으로 나옵니다.
중종 35년 다시 실록에 나옵니다. “순창군에 사는 馬有良(마유량)의 처 조씨의 아들 行坤(행곤)의 말에 따르면 그의 어미는 기해년(1419년) 11월 18일 오시생인데 이제 1백 22세가 되었습니다. 이빨은 다 빠졌다가 다시 났고 검은 머리도 다시 난다고 합니다. 행곤은 신사년(1471년)에 태어났는데 그 역시 80세라고 합니다.”
대단하지요. 순창은 예로부터 장수의 고장이었는데 중종은 왜 그런지 너무너무 궁금했지요. 신하들을 순창에 내려 보내서 비법을 알아오라고 어명을 내립니다.
‘122세 조씨 할머니의 장수비법’ 이야기는 순창군이 2010년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 공모한 100여편 중 최우수상 작품인 심성희 씨의 작품이 선정 되었습니다.
이 글에 나온 것을 중요한 부분만 살짝 알려드릴까 해요.

하이고메! 122세 할머니의 소문을 듣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며 수많은 재물을 줘도 장수비법을 알 수가 없었답니다. 조씨 할머니의 아들 마행곤은 “사람의 수명은 하늘이 내린 것이오. 내가 이를 함부로 알려주면 천기누설에 해당하니 아무에게나 쉽게 가르쳐 줄 수 없소. 만약 당신이 내가 낸 3가지 문제를 풀 수 있다면 당신은 자연히 답을 얻게 될 것이오”라며 모든 사람에게 문제를 내었고 중종의 특명을 받고 내려간 예조의 똑똑쟁이  김시원에게도 똑같은 문제를 내었지요.
첫 번째 과제는 조 할머니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먹는 것을 알아오는 것이었는데 김시원은 물을 떠가지요. “순창의 옛 지명은 옥천이라 하여 물이 맑은 곳이어서 이를 오래 마시면 몸이 윤택해지고 모발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똑부러지게 대답했지요. 당연히 딩동댕.
두 번째 문제는 어머님이 젊어서 육종(암)에 걸린 적이 있는데 어떻게 치료를 하였는지 묻는 질문이었죠. 김시원이 궁리 끝에 밥상을 가져갔는데 상 위에는 흰죽과 된장을 이용한 탕, 고추, 고추장, 무장아찌, 호박무침뿐이었지요. 김시원이 순창 지역을 돌며 장수 노인들의 상을 살펴보고 얻은 결론이 “음식을 숙성시키면서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이니 보약보다 무엇이 못 하겠소. 그리고 소식하면서 배부르게 먹기에는 밥보다는 죽이 더 좋을 것 같았다”라고 생각한 거지요. 마행곤은 무릎을 탁 치며 “어머니는 젊었을 때부터 흰죽을 먹었으며 병이 난 뒤에도 흰죽과 채소만 드셨고, 그래서 병이 나았다”고 맞장구를 치며 웃습니다.
4대가 함께 사는 마행곤의 가족은 30여명이 넘었는데 마지막 과제가 가족들이 일주일간 조씨 할머니에게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맞추는 거였죠.
그런데 며느리는 떡을, 둘째 아들은 비녀를, 손자는 천자문을 읽어 드리는 등 서로 다른 것이어서 답을 알기가 힘들었는데 마지막 날 손자가 아장아장 걸어갔는데 웃음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아하! 정답은 ‘효’ 하고자 하는 정성된 마음이었죠. 늙은 노인(老)을 자식(子)이 업고 있는 형상을 보고 만든 문자가 ‘효’라고 합니다.
“아무리 귀하고 몸에 좋은 음식이 있으면 무엇하겠습니까? 자식이 효를 다해 부모가 걱정이 없다면 신선도 부럽지 않고 마음이 편안하니 천수를 누리는 것입니다”라고 아들은 이야기합니다.

어떠세요?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화두를 전하고 있는 것 같지요.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글 : 황호숙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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