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15) 보이는 나 보이지 않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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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215) 보이는 나 보이지 않는 나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9.01.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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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한울에 속한 생명이고 몸은 땅에 속한 생명이다. 몸은 껍질의 나이고 정신은 속의 나이다. 정신은 마음을 운행하고 마음은 몸을 운행한다. 그러므로 몸은 정신에 종속된 정신의 도구이다.
몸은 동물에 속하고 정신(精神)은 신(神)에 속한다. 몸이 정신을 따르는 것은 이치에 따르는 것이고 정신이 몸을 따르는 것은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다. 정신에는 신이 살고 있고 示+日+丨=神이다. 示(시) 사물을 보는 눈을 눈이고 日(일) 생물을 살리는 빛이고丨(곤) 뚫어 소통한다는 뜻이다. 신(神)은 사물을 보는 눈이며 생명을 살리는 빛이고 소통하며 통찰하는 능력이다. 정신은 신이 사는 집이며 몸은 정신이 사는 집이다. 몸집은 보기 좋은데 정신이 병든 사람은 병든 사람이 좋은 집에 사는 것과 같다.
몸은 보이는 나이고 마음은 보이지 않는 나이다. 몸의 눈과 귀는 보이는 것만을 보고 들리는 것만을 듣지만 정신의 눈과 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고 듣는다. 정신의 눈은 사물의 내면을 보기 때문에 인간의 도리를 보려하고 몸 눈은 사물의 겉모양을 욕정(욕망과 감정)으로 좋아하고 싫어한다. 겉모양이 잘 생겼다고 속도 잘 생긴 것이 아니듯이 사물이란 겉모양이 좋아 보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욕정은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보이는 이익에 집착하여 도리를 생각하지 않고 싫어해야할 것을 좋아함으로서 불행을 만든다. 욕정은 거짓을 만들고 거짓은 진실을 감추기 위해 겉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장식한다. 때문에 겉이 아름다우면 속이 아름답지 않고 속이 악할수록 겉은 선하게 보이고 화려한 말속에는 진실이 없다.
정신은 신에 속하고 신에 속한 마음은 비우려 하고 몸은 동물에 속하고 동물에 속한 마음은 가지려 한다.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려 하는 것은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만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바라는 것을 갖는 것이 행복이라면 동물이 사람보다 행복할 것이다. 동물은 자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밥과 종의 존속을 위한 성욕 이외의 것은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불행이 많은 것은 바라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며 바라는 것이 적은 사람일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이란 바라는 것을 갖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람의 욕망이란 바라는 것을 갖게 되면 갖지 못한 것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물질적 이득은 생활에 여유를 주어 보이는 나를 빛나게 하지만 정신적 이득은 마음을 신성하며 넉넉하게 하여 보이지 않는 나를 빛나게 한다.
마음을 위해 몸을 부리지 않고 몸을 위해 마음을 부리는 사람은 눈앞의 이득이 보면 마음은 반사적으로 욕심이 생긴다. 보이는 나만을 중시하고 보이지 않는 나를 경시하다 보면 정신이 황폐해지고 정신이 황폐해지면 보이는 이득을 위해 보이지 않는 정신적 손실을 만든다. 현명함은 욕정(기분 감정 정념)을 잘 다스림에서 나오고 어리석음은 욕정에 유혹되고 지배당하면서 나온다. 소인은 욕정에 지배당하여 불행을 만들고 대인은 이성으로 욕정을 지배함으로서 불행을 피한다. 욕정에서 나온 생각은 사물에 대한 반사적 반응일 뿐 사려라는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미숙하고 순간적이며 변덕스럽고 불완전하며 무책임하다. 그러므로 욕정이 마음을 주도하게 하면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을 상하게 한다.
 육안에 보이는 모든 생명은 단명하고 몸을 갖지 않는 정신의 생명은 영속적이다. 몸 눈으로만 사물을 보는 사람들은 시야가 좁아 눈앞의 보이는 이득만을 보기 때문에 결과가 손실로 작용하는 어리석은 이득을 욕구한다. 보이는 이득을 보이지 않는 이득보다 중요시하면 인심을 잃어 적을 만들고 적을 만들면 삶이 불쾌해진다. 돈 지위 명예 때문에 정신적 나를 잃어버린다면 하찮은 것을 얻기 위해 고귀한 것을 희생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보물은 사람이고 사람 중의 보물은 성현들이며 성현들의 보물은 그들의 뜻과 정신이다. 나에게서 가장 좋은 보물은 정신이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이익은 지혜와 덕과 포용력을 키워 인생의 의미를 확장하고 나의 마음과 정신을 신의 경지로 키우는 것이다.
정신의 눈인 이성은 이해득실과 욕정을 초월한 평정(平靜)한 마음의 지혜로 사물을 읽고 이치를 통찰한다. 정신은 사물의 조화를 지향하고 조화는 순리를 지향하고 순리는 천리를 지향하고 천리는 평화를 지향한다. 정신은 남과 나를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며 존중하고, 남을 존중하며 사랑하기 때문에 남으로부터 배려와 사랑과 존중을 받는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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