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 시가
외할머니→ 할머니
친할아버지 → 할아버지
“남자가 돼가지고…” 남자가 돼가지고 뒤에 ‘힘이 없다는 둥, 조잔하다는 둥, 그것도 못한다는 둥’ 사실 우리사회에는 남성이 들으면 울컥할만한 말들이 난무한다. 지난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명절에 느끼는 성차별 언어ㆍ행동 바꿔 보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30%나 되는 남성이 성차별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한다. 더구나 참여한 여성의 80% 이상이, 남성의 70% 이상이 명절에 성차별 언어와 행동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모두가 즐거운 추석 선물 성평등 생활사전’이란 이름으로 시민이 제안한 사항 가운데 대표적인 언어 3개와 행동 10개를 선정했다.
대표적인 언어로는 우선 ‘시댁’이 꼽혔다. ‘시댁’을 ‘시가’로 바꿔 부르자는 것이다. 여성 쪽 집안은 ‘처가’라 부르는 데 비해 남성 쪽 집안은 ‘시댁’으로 높여 부르기 때문이다. 우리말사전에 의하면 ‘집 가(家’)에 비해 남의 집이나 가정을 높여 이르는 말이 ‘집 댁(宅)’이다.
또 ‘친할머니ㆍ외할머니’, ‘친할아버지ㆍ외할아버지’는 구분 없이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로 부르기로 했다. 아빠 쪽은 ‘친(親, 가까이)’, 엄마 쪽은 ‘외(外, 멀리)’로 차별성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정된 성차별적인 언어는 ‘여자가∼, 남자가∼’라는 표현이다. ‘여자가’나 ‘남자가’를 주어로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성차별적인 내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여자가 돼가지고 조신해야지 그게 뭐냐”, “여자가 돼가지고 칠칠치 못하게 그게 뭐냐”, “여자가 돼가지고 말을 상냥하게 해야지 남자처럼 그게 뭐냐” 등과 같은 표현이다. ‘여자가’, ‘남자가’를 주어로 내세우면 남성과 여성의 고정된 역할을 전제로 그에 어긋남을 지적하는 말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여성이 꼽은 명절에 대표적인 성차별 행동 다섯 가지로는 가사분담, 결혼 간섭, 남녀 분리 식사, 외모평가 등이 있다. 남성이 꼽은 성차별 사례는 가사분담(도와주려 해도 남자라서 안 된다), 남성 부담, 결혼 간섭, 제사문화 등이다.
기해년 새해가 밝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설이다.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의 변화로 해묵은 오해와 갈등이 사라지기도 한다. 가족의 화합을 돕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비결은 가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