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여ㆍ야당 야합 속에 거꾸로 간 ‘농협법’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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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여ㆍ야당 야합 속에 거꾸로 간 ‘농협법’ 개악
  • 남궁단
  • 승인 2011.03.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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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1일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순창 장날, 농민단체들의 절절한 반대 속에 농민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법안 하나가 국회를 통과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야합 속에 재석의원 241명, 찬성 210표, 반대 13표, 기권 18표로 압도적으로 통과되었다. 다름 아닌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이었다. 그 주요 내용은 농협중앙회 산하에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 설립, 경제사업 활성화 규정마련, 정부의 부족 자본금 지원, 세금감면 지원, 공제사업 보험업 전환, 조합장 선거 전국 동시 실시 등 이다.

겉으로 보기엔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엄청난 문제점을 품고 있다.

첫째, 지역 농협과 중앙회 및 경제지주회사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계획과 이행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둘째, 경제사업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이 사업구조 부터 덜컥 개편하였다.

셋째, 자본금만 배분되고 지주회사만 생겼을 뿐 경제와 금융 두 사업에 영향력을 미치는 기존 농협중앙회 기능과 다를 바가 없다.

넷째, 지주회사 체제는 협동조합 정신과 원칙에 위배되며 이후 기업공개(상장) 되었을 경우 사업주체가 조합원이 아닌 주주가 되어 투기자본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될 것이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각종 자연재해, 쌀값 폭락, 구제역 조류독감(AI) 파동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농민들은 주주의 이윤만을 높이려는 지주회사 때문에 높은 대출 이자에 녹아날 것이고, 그나마 있던 각종 환원사업도 대폭 줄어들어 농업 농촌은 더욱 피폐해 질 것이다.

또한 서민들도 부의 양극화와 물가고 속에서 농산물가격 대폭 상승과 농산물 안정성 위협에  한층 더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많은 농민단체들과 농협 노동자들이 공동대책위를 만들어 지주회사 방식의 분리가 아니라 연합회방식의 분리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싸웠지만 농협중앙회의 막강한 조직ㆍ인맥ㆍ금품 로비를 이겨낼 수 없었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그렇다 치고 이번 회기에는 농협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민주당 지도부(최인기 농수산식품위원장, 이철우 민주당 사무 부총장)의 말 바꾸기 배신행위가 농협법 개악안 통과에 결정타를 날렸다.

지금 국ㆍ내외는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이상기후로 인한 세계적 식량위기의 시작, 재보궐 선거, 2012년 총선 및 대선 등으로 어수선하다. 이런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가장 근본산업인 농업 농민을 지켜야 한다. 농업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위치는 행정만큼이나 막강하다. 그래서 농협개혁은 농협중앙회 기득권세력과 투기자본에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자발적 활동을 보장하는 연합회 방식의 신용 경제 분리로 가야한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 광범위한 농민ㆍ시민ㆍ사회단체를 통한 재개정 운동으로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끝으로 2012년 야권연대를 통해 집권하려는 민주당에게 묻는다. 이번 농협법 개악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득권 세력과 한나라당과 야합해 농민을 배신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과연 정권을 바꾸어 낼 수 있겠는가? 지금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과 무엇이 다른가? 냉철하게 자기 성찰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남궁단씨는 전농 전북도연맹 정책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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