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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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에 동참하자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19.03.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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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우리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는 1953년 북한과의 정전협정 이후 대륙으로 언제든 나아갈 수 있는 반도가 아닌 ‘섬나라’에 살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도로나 철도를 통해서는 빼이징도, 로마나 파리도, 유라시아 대륙의 어느 곳도 갈 수가 없는, 오직 비행기나 선박을 통해서만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는 섬나라가 돼버린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섬나라 아닌 섬나라에 갇혀 살면서도, 외세와 분단과 독재라는 형극의 길을 걸으면서도,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아시아의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 작은 국토에서 적은 인구로 경제 규모 세계 12위의 경제적 위용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세계 12위인 경제 대국임에도 우리는 배가 많이 고프다. 청년 실업자는 늘어나고 지속 가능한 산업분야도 그리 잘 보이지 않는다. 획기적인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 국내외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위기론에 대해 가까운 데서 활로를 모색할 것을 강조한다. 엄청난 통일경제 잠재력을 가진 남북경제협력을 두고 왜 밖에서만 찾으려 하냐고 말한다. 그들은 남북경제협력을 우리 경제 도약의 블루오션(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유망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얼마 전 골드만삭스는 통일 한국이 2040년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을 추월하고 2050년에는 미국 다음으로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촛불항쟁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남북ㆍ북미관계가 변화되면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과감한 통일운동을 제안했다. 그것은 바로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이다.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을 전개하게 된 배경은 남북 농민들이 만나 우리 민족의 전통 문화인 품앗이를 하자는 것이다. 품앗이를 통해 남북 농민들이 겪고 있는 서로의 어려움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전 국민의 통일 염원을 담은 100대의 통일트랙터를 북녘에 보내 판문점을 넘어 남북의 농민들이 하나가 되는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운동이다.
순창을 비롯하여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 대부분의 시ㆍ군에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본부가 작년부터 출범되었다. 그리고 전농 중심의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은 올해 들어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조심스럽던 행정기관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도별 운동본부에 고문 또는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6일 순창군의회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등 전국 대부분의 기초의회도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경기도 안성시의 경우에는, 운동본부의 제안을 받은 우석제 안성시장이 안성시의 동참과 함께 트랙터 1대 모금액의 절반인 2천만 원을 추경에 편성해 지원해 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본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30여대의 트랙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초등학생은 통일저금통으로, 어르신들은 마을별로 통일 쌈짓돈을 모았다. 농민회원들은 쌀을 내고 일부 공무원들도 십시일반 운동에 동참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지만 인간사회는 사람들의 의식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으로 전진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각과 실천으로 역사는 진보한다.
통일트랙터 보내기 운동은 남북교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로 가는 운동이자 새 시대 통일 씨앗을 뿌리는 건설 사업이다. 통일트랙터를 통해 남북농업교류를 활성화 시키고, 남북이 교류와 협력, 남북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대한민국이 섬나라가 아닌 대륙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하고, 철도를 통해 사람과 물류가 유럽까지 가는 막대한 이익을 남북이 함께 얻을 수 있는 교류의 길을 통일트랙터로 열어야 한다.
‘통일트랙터 품앗이 순창군운동본부’는 지난 22일 1대의 통일트랙터를 군민의 성금으로 마련하기 위해 물통골한우촌 야외 바비큐장에서 하루주점을 열고 많은 군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트랙터로 논ㆍ밭갈이를 해야 할 봄이다.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되는 4월 27일에 맞춰 임진각으로 트랙터를 끌고 갈 수 있게 우리 모두 동참하자.

림재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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