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80)/ 조사 ‘에게’ , ‘에’ 구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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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80)/ 조사 ‘에게’ , ‘에’ 구분하기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9.04.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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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정부ㆍ학교ㆍ세상ㆍ꽃’ 같은 무정물 뒤에는 ‘에’
‘어머니ㆍ친구ㆍ강아지’ 등 유정물 뒤에는 ‘에게’

최근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왜곡된 내용이 담긴 초등학교 교과서를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이 더 강화된 초등학교 교과서 12종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언제나 한국은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당한다. 그러고선 뒤늦게 흥분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항상 잘못은 일본 쪽에서 하는데 그렇다고 제대로 시원한 사과조차도 받아내지 못한다. 한국은 일본에게 당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일본에게 절대 당하지 마라」의 일본인 저자 ‘호사카 유우지’의 주장이다. 스스로 한국이 너무 딱해서 우리에게 호소한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격언과 함께 가슴속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일렁인다.
여기서 ‘언제나 한국은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당한다’, ‘일본에게 절대 당하지 마라’ 등의 그의 충고는 옳을지라도, 어법상으로는 잘못됐다. ‘일본에게’를 ‘일본에’로 고쳐야 바르다.
체언(명사ㆍ대명사ㆍ수사)에 따라 ‘에게’와 ‘에’를 구분해 써야 한다. ‘에게’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말(유정) 뒤에 붙는다. 따라서 “지인들에게 순창 벚꽃 길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나 “강아지에게 초콜릿을 주면 절대 안 되요”처럼 사용한다.
반면에 감정이 없는 식물이나 무생물을 나타내는 말(무정) 뒤엔 ‘에게’가 아닌 ‘에’가 붙는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조각배에 몸을 실었다”, “세상에 도전하라”와 같이 쓰면 된다. 예외적으로 동화나 시 등에서는 “심술쟁이 바람이 해님에게 말을 걸었어요”, “나무에게 길을 묻는 이”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화자가 무생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한 경우라면 ‘에게’를 붙일 수 있다.
또 신문이나 방송 등의 매체에서 기사 제목을 달 때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 임의로 ‘에게’가 올 자리에 ‘에’를 쓰기도 한다. “대통령에 듣는다”, “신임 당 대표에 묻는다”와 같은 식으로 표현하는 일이 잦지만 원칙에는 어긋나는 표현이다.
정부ㆍ학교ㆍ열차ㆍ꽃 같은 무정물 뒤에는 ‘에’를, 어머니ㆍ친구ㆍ개ㆍ곤충 같은 유정물 뒤에는 ‘에게’를 쓰는 게 자연스러운 우리말 표현이다. 더 구어적인 표현으로는 ‘한테’가 있다. ‘에게’를 ‘한테’로 대체할 수 있으나 “상품의 파손 여부를 택배회사한테 알려야 한다” 처럼 무정물 뒤의 ‘에’ 대신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혜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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